제 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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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에서 화려한 외출을 준비하는 그녀, <밀실> 박규나 배우 인터뷰

글 : 강인경 / 사진 : 박해정

그녀로 인해 행복한 기류가 카페에 가득 넘쳤다. 자신의 꿈을 향한 열정을 담담하지만 소신 있게 말하는 모습은 그 누구보다 행복을 맘껏 발산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를 보면 잔잔한 물가에서 고요하게 강가를 구경하고 있는 백조가 생각이 난다. 하지만 물속에선 백조의 두 다리가 바쁘게 움직이기에 그러한 모습이 가능한 것이다. 이와 같은, 그녀의 도약을 향한 힘찬 걸음을 함께 들여다보자.

  1. <밀실>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

백규나 배우: 예전에 단편 찍었던 감독님께서 밀실의 조감독님이셔서, <밀실>이라는 영화를 소개해주시면서 오디션 제의를 하셔서, 오디션을 봤어요.

 

  1. 오디션 분위기는 어땠나요?

백규나 배우: 아무래도 영화 분위기 자체가 무겁잖아요(웃음). 그래서 오디션 대본도 그랬었거든요. 밝진 않았어요.

 

찍었던 영화 중 <그날의 기류>라는 영화가 있는데, 남녀 간의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였는데 이번에는 아버지와 가족 간의 이야기예요. 어떤 점이 가장 달랐는지?

백규나 배우: <그날의 기류>때는 조금 일상적이고 남녀 간의 헤어짐이라 접근하기 쉬웠어요. 그와 반해, <밀실>은 일반적인 스토리가 아니어서 접근하기 어려운 게 있었던 것 같아요.

 

  1.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백규나 배우: 원래 꿈이 배우였지만 제가 연기 전공은 아니에요. 아무래도 멋있는 분들이 워낙 많으니까 처음 시작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 한번, ‘죽기 전에는 해보고 싶은 걸 꼭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저희는 뭐 정보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처음에 연기학원을 갔어요.

 

  1. 가셔서 처음 연기를 접했을 때 어떠셨어요?

백규나 배우: 처음으로 행복하다고 해야 되나? 그런 이상한 기류를 느꼈어요. 무슨 일을 할 때 항상 제가 조심스러워하고 겁도 많은데, 연기하는 순간에는 너무 재밌고 준비하는 과정도 행복했던 것 같아요.

 

  1. ‘인애’라는 캐릭터가 쉬운 캐릭터는 아닌데 어떻게 접근하셨는지?

백규나 배우: 생각을 많이 하고, 대본도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저도 약간은 대인기피증이 심하진 않지만 살짝 있고, 낯도 많이 가리는데 이런 비슷한 점들이 보이더라고요. 이런 것들부터 이해하려고 차근차근 접근했던 것 같아요.

 

  1. 실제 배우님의 성격은 어떠세요?

백규나 배우: 낯도 많이 가리고, 많이 내성적이지만 또 친해지면 바뀌거든요(웃음). 사실 말도 많은데 처음 사람들과의 만남이 조금 어려워요.

 

  1. 영화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나요?

백규나 배우: 산에서 아버지를 끌고 내려오려 하잖아요. 그 부분이 좀 이해가 안 되긴 했어요. 사실 지금도 100% 이해는 안 되지만 감독님 믿고 한 거죠. 아버지를 다시 데려오고 싶은 감독님 생각이 있으신 거잖아요.

 

  1. 사실 <밀실> 속에서의 가족의 모습은 침체되고, 정적인 상태인데, 배우님의 가족의 분위기가 궁금해요.

백규나 배우: 인애 가족만큼은 아닌데 (웃음), 밝은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생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게 위해서 19살 때 취업했거든요. 그래서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의 집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접근하기가 쉬웠어요.

 

  1. 산속 촬영이 굉장히 많아요. 산에서 찍은 장면들을 보면, 정말 추워 보여요. 그만큼 몰입이 잘 되기도 했고요. 산속 연기 어떠셨어요?

백규나 배우: 아무래도 날씨가 추우니까 낮에는 괜찮은데 계속 기다려야 해서 밤에 너무 추웠어요. 아마 제일 힘든 점을 뽑으라면 추웠던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산에서 아버지를 끌고 내려오는 장면을 촬영하고, 집에 와서 보니까 양쪽 무릎에 멍이 들었더라고요. 심적인 부담이 많이 간 역할이기 때문에 그것에 정신이 나가서 몸이 아픈지 몰랐어요.

 

  1. ‘인애’라는 캐릭터로 촬영을 하시면서 일상에 영향을 받았나요?

백규나 배우: 크게 받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하면, 산책하면서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준비기간에 생각들을 많이 했는데 일상적인 지장은 없었어요. 오히려 영화가 끝나고 났을 때 여운 있잖아요. 촬영 장면들이 계속 생각이 나면서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그런 아쉬움이 있었어요.

 

  1. 영화 촬영하면서 가장 신경 쓴 감정선이나 이 감정만큼은 더욱 신경 써서 하고 싶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백규나 배우: 사실, 매 장면이 힘들었거든요. 다 감정적이고 너무 부담스러워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산에서 아버지에게 같이 내려가자고 할 때 감정이 폭발한 장면이에요. 해가 져서 추가로 다시 찍은 장면이었는데, 아직도 기억이 나요.

 

  1. 영화가 끝난 후의 ‘인애’의 삶을 생각해 보았나

백규나 배우: 영화상에서는 ‘그만 내려놓고 편하게 살자’와 같은 느낌이었는데, 사실 크게는 안 변했을 것 같아요. 사람이 자기 혼자 변한다고 모두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는 산에서 내려오기 힘드실 것이고 어머니도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아요.

 

  1. 김해숙 배우님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이유가 있다면?

백규나 배우: 항상 다양하게 연기하시잖아요. 드라마에서는 따뜻하고 악착스러운 어머니 역할이지만 영화에서는 180° 바뀌시잖아요. 그런 걸 보면 ‘아, 나도 저런 길을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요.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웃음).

 

  1. 특별히 하고 싶은 장르나 스토리가 있는지?

백규나 배우: 사실 다 하고 싶은데, 이건 욕심이고(웃음). 제가 항상 어둡고, 사연 많은 역할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도전으로, <또오해영>의 ‘오해영’과 같은 밝은 캐릭터를 맡고 싶어요.

 

  1. 연기 생활할 때 자신을 계속 달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백규나 배우: 계속 연락이 오지 않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 같이 작품 했던 감독님들이 다시 연락을 주시면 ‘아, 그래도 아직 연기해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포기하고 싶을 때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가 나오면 너무 하고 싶은 거예요.

 

  1.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고,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인식이 되면 좋겠는지?

백규나 배우: 글쎄요(웃음). 사실 지금까지는 그냥 연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온 것도 있어요. 어떻게 보인다는 생각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냥 기회가 주어지면 제 나이대에 맞고 제 이미지에 맞으면 하고 싶거든요. 딱히 가리지 않고.

 

  1. 단편영화란?

백규나 배우: 단편영화는 감독님들에게도 출발하는 기회의 장이잖아요. 상업적이진 않지만 신선하고,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꽃이 피기 시작한 초기의 수국은 흰색에서 청색으로, 또 마지막엔 자색을 띤다. 흰색의 수국과 같이 깨끗하고 순수한 모습의 그녀가, 그녀의 말처럼 다양한 역할들을 통해 여러 색깔을 보여줄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수국처럼  아름다운 꽃은 가만히 있어도 벌들이 찾아가듯, 그녀의 향기와 어울리는 훌륭한 작품들이 그녀와 함께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