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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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상영 – 13편의 금요일

글 : 강인경, 박현우 / 사진 : 이신정, 이승현

6월의 마지막과 7월의 처음이 겹치는 시간,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는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심야상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경쟁부문 중 ‘절대악몽(공포, 판타지)’ 영화들만 골라 모은 심야 상영은 영화제에서 놓치면 아쉬운 프로그램이다. 지난밤 11시 30분을 알리는 소리에 맞춰, 총 13편의 단편영화들이 밤늦게 찾아 온 관객들을 맞이했다.

 

늦은 밤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로비는 심야상영을 찾아 온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상영 시작 10분 전을 알리는 외침과 함께, 상영관 입구에 기대감으로 가득찬 줄이 길어졌다. 한켠에서는 미처 발권을 하지 못한 관객들이 부리나케 표를 뽑아 입장을 서둘렀다. 30분이 지나자 로비의 열기는 상영관으로 고스란히 옮겨갔다. 이 날 심야상영은 ‘절대악몽(공포, 판타지)’ 부문의 3개 섹션과 두 번의 휴식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지금이 오전 11시 30분인지 시간을 의심할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겁 없이 악몽을 꾸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고 좌석은 이내 만석이 되었다. 영화는 절대악몽 섹션1(입하, 기밀, 그린라이트, 쥐잡이, 잠몰), 섹션2(혐오돌기, 살아남은 자, 갈 수 없는 나라, 낙진), 섹션3(텐더 앤 윗치, 첩첩산중, 음유시인, 밀실)순으로 상영되었다. 섹션1의 영화가 끝나고 가지는 휴식 시간에는 시험을 치루고 친구들과 정답을 맞춰보는 학생들마냥, 같은 영화를 보고 느낀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을 나누기 바빴다.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는 와중에도 어김없이 섹션2의 상영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고, 다시금 좌석에 착석한뒤, 영화를 감상하였다. 공포/판타지 장르인 절대악몽의 명성을 빛내주듯, 이따금씩 짧지만 강한 비명을 지르거나 한 줄의 좌석 전체가 흔들릴 만큼 깜짝 놀라는 관객들도 종종 보였다. 오히려 이런 모습들이 현장에 있던 감독님들에겐 뿌듯함으로 다가올 듯 하다.

 

 

새벽에 영화를 보는 고단함을 덜어드리기 위해 휴식 시간동안 여러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첫 번째 휴식 시간, 로비에는 배고픔과 목마름에 지친 관객들을 위해 맥주와 과자가 준비되었다. 상영 내내 공포감으로 식은땀을 흘렸을 관객들은 맥주 한 모금에 에너지를 얻어갔다. 섹션2가 끝나고 피곤함이 절정을 찍을 무렵, 뻐근한 관객들을 위해 행사운영팀에서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다같이 하는 스트레칭으로 시작해 ‘V-CREW를 이겨라’ 게임까지. 얼굴에 붙은 포스트잇을 떼거나 코끼리 코를 도는 모습에 V-CREW와 관객들 모두 웃음으로 기운을 차린 듯 했다.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관객들에겐 행사운영팀에서 감사의 의미로 소정의 상품을 선물했다. 관객들에겐 정신도 차리고 상품도 얻어가는 일석이조의 시간이었다.

 

분명 ‘절대악몽(공포, 판타지)’인데, 관객들의 얼굴엔 절대 공포감 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미소를 머금고 있을 뿐이었다. 어쩌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영화를, 좋은 시간에 함께 한다는 것 자체로 이미 악몽은 실패일 것이다. 밤은 깊어져갔고, 그들의 짙어진 향기가 롯데시네마를 채우고 있었다.장장 6시간에 걸쳐 진행된 심야상영은 악몽을 깨우듯 밝아진 7월 1일의 새로운 빛으로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