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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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밤을 비추는 달처럼, <기쁜 우리 젊은 밤> 김은성 감독 인터뷰

글 : 윤승현 / 사진 : 박해정

젊은 세대의 힘듦을 말하는 이야기는 많지만 바라보는 시선은 어쩐지 비슷할 뿐이다. 어두운 현실은 더 어둡고 눅눅하게 그리고 더 우울하게 그려낼 뿐, 작은 빛조차 그들에게 드리워지지 않는다. 이런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실을 풀어낸 감독이 있다. 바로 희극지왕 본선 경쟁에 진출한 <기쁜 우리 젊은 밤> 김은성 감독이다. 김은성 감독은 본인이 살아가고 있는 그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내고 싶다했다. 감독은 어떤 시선으로 지금 시대를 바라보고 있을까. 영화제 이튿날, 관객과의 대화를 하기 전 인터뷰 장소를 찾은 김은성 감독의 표정은 긴장돼보였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감독은 소신껏 그리고 분명하게 질문에 답했다. <기쁜 우리 젊은 밤> 김은성 감독과 만나보자.

희극지왕 본선 경쟁에 진출하신 것 축하드린다. 소감이 어떠세요?

김은성 감독 : 처음에는 잘 몰랐어요. 자고 있었는데 친구한테 연락을 받았어요. 본선 경쟁에 진출했다고 해서 “정말?”이랬죠.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미쟝센에 오고 싶었거든요.

 

 

특별히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오고 싶었던 이유는요?

김은성 감독 : 제가 영화과를 나왔고 선,후배들도 그렇고 영화과 나온 친구들이 좋아하는 영화제고 영화과 나온 사람이라면 가고 싶어 하는 영화제에요. 그리고 굳이 작품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영화 보러 오기도 해요.

 

 

영화 초반, 초대남 설정이 나오는데요.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때 3관왕 하신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 정승오 감독님이 깜짝 출연하셔요. 정승오 감독님을 알고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을 관람한 사람이라면 반가운 장면이었을 것 같은데 어떤 인연이신가요?

김은성 감독 : 정승오 감독님은 대학교 동기에요. 그리고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 스크립터도 했고요. 친한 형이라 부탁을 드렸죠. 쉽게 하기 어려운 역할인데도 불구하고 해주셨죠.

 

 

미쟝센 단편영화제 진출했다고 했을 때 정승오 감독님이 어떤 말씀 해주셨나요?

김은성 감독 : 축하한다고 해주셨어요.

 

 

인물간의 관계가 특이해요. 세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고 각자 전혀 만날 일이 없을 직업군에 있고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김은성 감독 : 굳이 그 직업을 나타내고 싶지는 않았고요. 제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졸업영화로 만든 건데, 우리 세대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제가 스물일곱인데 곧 서른이 될 테고요. 사회에 나와 있는 20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하나로 특정 짓고 싶지는 않았어요. 우리 사회에 20대라는 것들로 묶이는 것보다는 더 다양한 유형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주변 친구, 지인, 또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명만 주인공으로 하기보다는 각자 가지고 있는 이상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 중에서 몇 명을 선택해서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엮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걱정했던 부분이 있다면요?

김은성 감독 : 걱정했던 것 많죠! 플롯의 형태가 단편 영화와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단편 영화의 묘미라고 하는 것들이 짧다고 하시는데 뼈대 자체가 세 사람과 관련 된 이야기고 이 셋이 만나게 되는 이야기여서 너무 길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많았죠. 촬영 감독님 같은 경우에는 짧은 장편으로 해보는 건 어떠냐라고 하시기도 했어요. 60분 정도로요.

제목에서도 나오지만 기쁜 우리 젊은 ‘밤’이에요. 배경으로 밤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김은성 감독 : 밤을 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하나의 순간을 찍고 싶었어요. 여러 인물이 나오지만 그 날 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요. 이 시나리오를 찍은 계기 중에 하나인데 친구들이 싸웠어요. 한 친구는 취업을 한 친구고, 한 친구는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였어요. 둘이 취해서 밤에 싸움이 난거죠. 한 명은 취업 못한 친구를 무시하고, 한 명은 취업한 친구의 회사를 무시하고. 사실 둘 다 잘못한 건 없잖아요. 사회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서로 싸우게끔 하는 거니까요. 그런 모습이 밤에 이뤄져서 시나리오를 쓰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어요. 그리고 영화에서 달이 많이 나와요. 희망을 상징하는 건 태양인데 비유를 하자면 힘들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달도 해와 같은 비슷한 느낌, ‘밝은 달’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아침 해는 떠오른다 라기 보다는 밤에도 ‘달’이 떠있다, 계속 빛은 비춰지고 있다. 이런 것들을요. 너무 비극적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어요.

 

 

과거 젊은 세대의 밤과 현재 젊은 세대의 밤이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세요?

김은성 감독 : 젊음이라는 키워드는 비슷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과거와 현재 사회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영화를 만든 건, 제가 그 때 그 세대를 모르잖아요. 그 부분에서 고민했던 건, 비록 지금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른들이 봤을 때 ‘우리랑 비슷하네?’라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았어요. 지금 사회에 젊은 세대를 그려보고 싶었거든요. 그 때와 같은 젊음이라면 그 때 이야기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거니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 부분에 초점을 맞췄죠. 2016년, 2017년 젊음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다른 시대 속에서 젊음을 지나왔던 분들이 다른 걸 느꼈으면 했어요.

 

 

그렇다면 왜 ‘기쁜’ 우리 젊은 밤인가요? 인물들의 삶이나 결말, 배경들이 모두 기쁘지만은 않은데요.

김은성 감독 : 제가 제목 고자에요. (웃음) 제목을 잘 못 지어요. 그래서 이 제목도 엄청 고민 많이 했어요. 영어제목은 Bittersweet Night이에요. Bittersweet의 달콤, 쌉싸름함을 가지고 있듯, 영화 자체도 그랬으면 했어요. 유머러스하고 재밌어 보이지만 인물에 들어가면 절실함과 고민, 이상들이 드러났으면 했거든요. 그런데 그걸 재밌게. 밖에서 보면 재밌는데 들어가 보면 또 다른. 멀리서보면 희극인데 가까이서보면 비극이다, 이런 말처럼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원래 제목은 Bittersweet이었어요. 처음 가제가. 어쨌든 한국말의 제목을 하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죠. 배창호 감독님 <기쁜 우리 젊은 날>이랑은 상관없는 내용이고요, 제목에만 영감을 받았어요. 밤 이야기고, 우리 이야기인거잖아요. 배우뿐만 아니라 저도 그 제목에 포함시키고 싶었어요. 그리고 영화를 비극적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던 게, 엔딩은 아침이거든요. 전체 영화가 밤에 흘러가지만 엔딩은 인물들의 편안한 순간으로 하고 싶었어요. 고민이나 안 좋은 점들이 있다면 주인공 한 명 같은 경우에는 여자 친구와 푸근한 잠을 자고, 연극배우 같은 경우에는 열정적으로 연극을 한 뒤 커튼콜을 하고 김호 배우 같은 경우는 회상이지만 밖을 보면서 편히 쉬고 있는 그런 모습으로 엔딩이 진행 되는 거죠.

 

 

엔딩처럼 젊은 세대들의 편안함을 바라시는 건가요?

김은성 감독 : 바란다기보다는 그 순간들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힘들다고 굳이 단정 짓기 보다는 이상을 향해 달려 나가는 건 그 이상이 있기에 가능한 거니까요.

 

 

결말에서 추측하는 거지만 부장은 죽음을 맞았어요. 영화 속에서 부장의 죽음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김은성 감독 : 특정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이에요. 그런 걸 담고 싶었어요.

 

 

젊은 세대들 살아가는 20대로서 <기쁜 우리 젊은 밤>이 젊은 세대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20대와 관련해서 할 이야기는 앞으로 더 많을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더 하고 싶으신가요?

김은성 감독 : 굳이 20대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제가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을 때 느껴지는 반응들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기쁜 우리 젊은 밤>같은 경우에는 저 아니면 친구, 주변과 같이 같은 세대들의 이야기였고 제가 30대가 되면 2025년에 느끼는 30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거겠죠. 제가 지금 느끼는 사회의 바람과 같은 스쳐지나가는 것들을 영화에 담고 싶어요. 현재 느끼는 것들을요.

 

 

그렇다면 요즘 고민이나 최대 관심사는요?

김은성 감독 :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고 온전히 영화를 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기쁜 우리 젊은 밤>을 통해, 어떤 느꼈으면 하시나요?

김은성 감독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첫 째는 루즈하고 지루한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일단은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고요. 제가 재미만 가지고 영화를 찍고 싶지 않았어요. 한번 더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대들의 느낌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고요. 플러스로 재미도 느꼈으면 하는 거 에요. 가장 우선은 재밌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끝나고 나서는 생각할 거리가 있었으면 해요. 특히 20대분들이요. 재밌는 건, 주인공이 세 명이잖아요. 그런데 본 사람들이 느끼는 좋아하는 인물이 다 달라요. 난 얘가 좋아, 난 얘가 더 공감돼. 이런 것들이 재밌었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감독님께 ‘단편 영화’란?

김은성 감독 : 단편 영화란.. 이거 되게 고민 많이 했었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학교 다닐 때부터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처음에는 연습이라고 생각했어요. 장편 영화를 찍기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달라졌어요. 시나 단편소설처럼 단편 영화도 하나의 영화매체, 영화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어요. 단편영화를 많이 볼 수 없는 환경자체가 아쉬워요. 제가 생각하는 단편영화는 처음에는 장편영화로 가는 발판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단편 영화만이 낼 수 있는 이야기나 매력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서는 장편 영화와 단편 영화를 모두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짧은 인터뷰로 김은성 감독의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더 깊은 생각과 고민을 담고 계신 분이었다. 무엇보다 영화적인 순간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 줘야할지 알기에 <기쁜 우리 젊은 밤>의 탄생은 어쩌면 예측 가능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본인이 속한 시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동시대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김은성 감독. 장편영화와 단편영화를 넘나들며 단편영화의 매력을 찾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낳은 최고의 감독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그리고 따뜻하게 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