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OFFICIAL DAILY12

관객과의 달콤살벌한 대화, <절대악몽1> GV

글 : 강인경 / 사진 : 김지영

절대악몽 GV의 포문을 연 시간은 7월 1일 늦은 밤 22:20. 영화만 보고 퇴장하는 관객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악몽을 선사한 감독들을 보기 위해 남아있는 관객들은 좌석을 꽉 채웠다. 절대악몽1에 포함된 영화의 수는 어울리게 5편으로 <입하>의 이덕찬감독, <기밀>의 김재형감독, <그린라이트>의 김성민감독, <쥐잡이>의 최길섭감독, <잠몰>의 이승환감독이 참석했다. 늦은 시간까지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불씨가 남아있는 관객들의 열정을 잠재우기엔 부족한 개수였다. 시간을 잊은듯한 관객들과 질문에 대답하며 잊었던 영화를 만들던 시간을 되새기게 된 감독님들의 절대악몽1 GV를 함께 들여다보자.

 

모더레이터: 감독님들께 공통 질문 드리겠습니다. 공통적인 질문은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어서 만들게 되었는지 아이디어 부분을 여쭙고 싶습니다.

이덕찬 감독: 저희 아버지가 경찰이신데, 어린 시절에 한번 사건현장에 가본적이 있었어요. 그 이미지에서 시작해서 원래는 코미디로 풀려고 했었어요.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니고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웃음)

김재형 감독: 저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알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일상 속에서 세상을 본답시고 쓸 수 있는 것은 각종 매체를 통한 뉴스들뿐인데, 한 사건을 두고도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고,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데 과연 ‘그런걸 보고 있는 우리가 지금 진짜 세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김성민 감독: <그린라이트>는 모티브가 된 작품이 있거든요. 식목일만 되면 틀어주는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작품인데, 그 작품의 내용이 큰 영웅이 아닌 굉장히 평범한 사람의 큰 지속적인 노력이 가져온 큰 변화의 내용이에요. 거기에서 영향을 받아서, SF를 접목해서 나온 작품이 <그린라이트>입니다.

최길섭 감독: 어떤 메시지 가지고 시작한 작품이 아니고 사람이 쥐에 둘러싸인 이미지를 가지고 시작해서 앞에 붙이고, 뒤에 붙이고, 이미지의 나열들을 고민하다가 만들게 된 것 같습니다.

이승환 감독: 제가 스포츠랑은 거리가 먼 몸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에서 만큼은 운동을 해보고 싶어서 수영영화를 찍게 되었고, 일단 대사 중에 ‘미안하다고 시발’이라는 감정을 풀어보는 것에 집중을 하고 싶어서 이쪽 방향으로 생각해 영화를 찍게 되었습니다.

 

모더레이터:질문을 이어가 보겠습니다. 공통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각각의 난제들이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감독님들께선 어떤 힘든 부분들이 있었는지 여쭙고 싶어요.

이승환 감독: 당연히 수영장면인 것 같아요. 다시는 수영장에 안 갈 것 같아요.(웃음) 저희가 27시간 수영장 대여를 해서 시간이나 돈 때문에 27시간동안 쉬지 않고 계속 촬영을 했어요. 한여름이었는데 배우 분들이 계속 물속에 있다 보니 저체온증이 와서 몸을 계속 바들바들 떨었어요.

최길섭 감독: 쥐를 구하려고 돌아다니는데 애완용 쥐 밖에 없었어요. 애완용 쥐는 눈이 빨갛고, 하얗다 보니 영화의 이미지랑 안 맞아서, 뱀 파는 업체에서 먹이용 쥐를 20마리를 사서 쥐트레이너를 찾아 쥐에게 트레이닝을 시키니 쥐들이 얌전해졌어요. (웃음)

김성민 감독: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자체가 제작기간이 오래 걸려요. <그린라이트>는 스케일이 커서 총 제작기간이 3년 반 걸렸어요. 컴퓨터를 켜놓고 렌더링을 하고 저는 다른 일을 하는 거죠 1년동안 (웃음).

김재형 감독: 작년에 졸업작품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당장 손에 쥐어진 돈과 여건들이 제가 하고픈 이야기를 구현해낼 정도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바깥이야기로 빼내서 한정된 공간에서 풀어볼 수 있는 이야기로 돌려서 만든 영화예요. 한 공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제한되는 샷 사이즈나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끌기 위해서 촬영적인 것에서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덕찬 감독: 공간에 대한 이미지가 머릿속에 확실하게 있어서 구현하기가 힘들었어요. 불탄 집을 찾기가 힘들었고, 미술적 작업 자체가 힘들었어요. 물리적으로 힘든 것보다 영화 찍으면서 소년의 극단적인 하룻밤을 표현하는 것을 많이 고민했어요.

 

 

모더레이터: 이제 뒤쪽부터 차례로 관객질문 받아보겠습니다.

관객 1:영화 잘 봤고요. <기밀>의 김재형 감독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결말을 지은 게 아니라 관객 보기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린 결말로 맺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재형 감독: 네 감사합니다. 결말 부분을 정리하지 않았던 것은 ‘준태가 승우를 죽였다’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엔딩이 아닌데, 살인 쪽으로 포커스가 가게 하지 않기 위해 승우가 찍혀서 죽거나 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도 그 상황을 종결시키고 금고 문이 다시 닫히는 부분으로 은폐를 집중 시키기 위해서 딱 떨이지지 않게 열어두었습니다.

관객 2: <쥐잡이> 만드신 감독님에게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유일하게 외국 로케이션에서 외국배우와 함께하셨는데 애초부터 영화이미지랑 어울릴 것 같아서 외국에서 진행했는지 원래 외국에서 활동을 하셔서 그쪽에서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최길섭 감독: 제가 사는 곳이 그 동네 살고 있고, 그 동네에 쥐가 많고(웃음), 건물들 색깔, 건축형태가 한 사람이 쥐와 엮이는 스토리가 있어도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었습니다.

관객 3: 영화 잘 봤습니다. <입하>라는 제목과 주인공 아이의 이야기가 어떻게 연관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덕찬 감독: <입하>가 봄이 끝난다라는 뜻이거든요. 간단하게 말하면 이 소년은 부모님이 갈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처럼 끊임없이 완전한 가정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아이예요. 실질적으론 알고 있지만 마음속에선 포기를 못한 아이로 그렸어요. 하룻밤을 지나고 나서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는데 비슷했던 것 같아요. 아이가 힘들지만 여름 속에서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입하’라는 제목을 짓고 그렇게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모더레이터: 감독님들께서 영화를 찍으면서 참조했던 작품들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덕찬 감독: 참조를 많이 해보려고 했는데 지금 딱히 생각나는 영화가 없습니다.

김재형 감독: 저같은 같은 경우에는 제가 소재적인 측면에서 좋아하는 부분이라 그쪽 영화에 레퍼런스를 두고 작업했다기 보다 제가 미스터리, 오컬트쪽을 흥미로워 하는데 소재적인 측면에서 먼저 접근을 했고, 인물의 특성 이라던지 인물의 관계 참조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김성민 감독: <나무를 심는 사람>에서 캐릭터 모티프를 가져왔고, 특별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인데 끊임없는 노력이 가져온 변화의 캐릭터 컨셉을 가져왔고, 비주얼적인 레퍼런스라고 하면 국내에서 망한 작품인데 <나인>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거든요. 아트를 차용한 작품인데, 이 애니메이션의 미술이 매력적이라 많이 참고를 했습니다.

이승환 감독: 영화에 주목했던 관계 중 하나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호해지는 그런 순간들을 담으려고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레퍼런스로 삼았던 게 하네케 감독님의 <히든>이라는 영화예요. 좋아하기도 하고 관계나 영화적으로 포인트들을 삼고 싶은 부분들을 참조하게 되었어요.

 

관객 4: SF에서는 시공간 설정이 중요하잖아요. <그린라이트>에서의 공간 설정이 궁금해요.

김성민 감독: <그린라이트>의 배경은 다른 모델의 지구로 핵전쟁 같은 것이 발생해서 지구상에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었을 때 폐허가 된 공간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소녀의 과정을 보여주려고 했거든요. 네. 지금까지 저의 세계관에 대한 설명 드렸습니다.(웃음)

관객 5: <잠몰>에서 주인공이 면도하는 장면이 두 번 나왔는데 첫 번째는 친구와 함께 면도하는 장면이 나오고, 두 번째는 길게 뒷모습으로 면도하는 장면이 나와요. 면도하는 장면이 어떤 것을 시사하는지 궁금하고 면도할 때 거울이 없는데, 원래 거울이 없는 샤워실인건지 의도적으로 거울을 없앤 건지 궁금합니다.

이승환 감독:거울이 없는지를 찍는 도중에 알게 되었어요.(웃음) 당연히 거울이 있겠거니 했는데, 왜 거울이 없었지… 하여튼 없었어요. 면도라는 것은 많은 영화에서 쓰이는데, 제 영화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단순하게 우진의 성장 과정 중 일부로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걸로도 볼 수 있고, 면도는 해도 해도 털은 계속해서 자라나잖아요. 우진이 형한테 가지고 있는 죄책감이 이 영화에 어떠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서 임팩트있게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모더레이터: 저희가 시간이 다 되어서 감독님들 마지막 말씀 듣고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인사말씀도 좋고, 앞으로의 계획도 좋고, 하셔야 했는데 못한 말씀도 좋습니다. 이덕찬 감독님부터 말씀해주시죠.

이덕찬 감독: 봐주셔서 감사 드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재형 감독: 부족한 영화인데 시간 내서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시간이 모자라서 일일이 인사를 못 드렸는데, 너무 부족했던 현장을 도와준 현장 스태프들과 가족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김성민 감독: 늦은 시간까지 작품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미쟝센 초청, 영광스럽게 생각하는데 앞으로 작품 활동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작품활동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최길섭 감독: 마음 같아서는 크루들 데리고 즐기고 싶었지만 안돼서 아쉽지만, 오신 부모님과 장모님, 유일한 내 친구 와줬는데 너무 고마워요. 하는 내내 이게 쓸데 없는 짓인지 헷갈렸는데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승환 감독: <잠몰> 촬영한지 거의 딱 1년 된 것 같은데 많은 스태프 분들, 배우 분들 고생 너무 많으셨는데 정말 감사 드리고 좋은 자리에서 틀게 돼서 영광이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더레이터: 네, 늦은 시간까지 자리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에 계속 감독님들께 큰 박수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절대악몽1 GV는 롯데시네마 1관, 허공 속에 질문을 바라는 아쉬운 손들이 빛나며 마무리 되었다. 시작이 좋았다. 절대악몽이라는 장르 특성상 다섯 장르 중 가장 늦은 시간에 시작하는 GV였지만 많은 관객들로 이루어졌고, 많은 참여가 늦은 시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감독들에게 질문을 하는 시간이었지만, 한 장소에 있던 많은 스텝들과 배우들 또한 촬영했던 시간들이 기억나 좋은 시간으로 마무리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후 2일, 3일 이루어질 절대악몽2,3 GV 또한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