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의 세계

The World of If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2
  • 임대형 / LIM Dae-hyeong
  • 2014
  • HD / Color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오래된 연인 만일과 주희는 모처럼 일몰을 구경하기 위해 동산에 오른다. 그런데, 어쩐지 심상치 않은 주변의 분위기.
연출의도
비극적 결함을 가진 인물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상영 및 수상
2014 인디포럼
리뷰
만일과 주희는 오래된 연인이다. 스튜어디스 시험 준비로 바쁜 주희는 신경이 날카롭다. 만일은 그녀에게 조심스레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한다. 언젠가 함께 봤던 일몰을 함께 보고 싶다는 만일을 따라 두 사람은 뒷동산에 오른다. 하지만 일몰을 보러 가는 길은 예상 외로 그리 순탄치 않다.
선명하던 것들이 문득 알 수 없어질 때가 있다.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소소한 일들이 하나 둘 자신을 배반할 때 내가 이상한 건지, 세상이 잘못 되어 있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만일의 세계>는 그 모호한 경계를 맴도는 영화다. 작가 지망생 만일은 이상한 친구다. 아니, 이상하다는 말을 듣기 딱 좋은 친구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꽃을 관찰하고 한참 이야기 하고 있는데 불쑥 다른 화제를 꺼낸다. 우물쭈물 쭈볏 거리는 모양새가 홍상수 영화 속 지질한 남자들과 어딘지 닮았는데 길을 걸어가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방식도 비슷하다. 하지만 감독은 이야기의 시작과 끝, 일몰이라는 상징적인 장면을 배치해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어냈다.
<만일의 세계>는 결이 깊다. 단순하게 보려면 얼마든지 단순하게 해석되고 복잡하게 머리를 굴리면 양파 껍질마냥 계속 새로운 의미가 샘솟는다. 감독이 다양한 의미를 속속들이 감춰 뒀다기 보다는 만일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행간이 비어있기 때문에 누가 독해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된다. 영화 속 만일이 주희와 함께 일몰을 보기 위해 떠나는 길은 미로 같다. 둘은 평범한 산성 돌담길을 뱅뱅 맴돌지만 일몰을 함께 봤던 그 때 그 장소에 쉡게 이르지 못한다. 가까스로 그곳에 도착했다 싶었더니 이내 옆길로 센다. 'IF'의 말장난인 만일의 이름처럼 만일이 이끄는 이 짧은 산책은 영화 곳곳에 딴 길로 셀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는다. 그다지 복잡할 것 없는 이야기는 만일의 더듬거리는 걸음걸이로 인해 어지러워지고 두 사람의 방황은 깊은 우물 같은 울림을 남긴다.
한편 만일과 주희의 연애가 답답하고 안타까워 보이는 한편 무기력하거나 밉지 않은 건 대놓고 드러나진 않아도 두 사람의 진심이 화면 곳곳에 묻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자 친구인 주희에게 힘을 주기 위해, 혹은 스스로의 절실함을 표현하기 위한 만일의 마지막 춤사위는 그래서 인상 깊다. 누구에게나 사랑은, 연애는, 이별은, 구애는, 그리고 삶은 그렇게 필사적이다.
송경원 (영화평론가)
감독정보

임대형

LIM Dae-hyeong

squeezlemon@gmail.com

2012 <레몬타임>
2013 인디포럼 신작전
2013 대구단편영화제 경쟁부문
2013 대전독립영화제 대학부 경쟁부문 우수상
2014 인천독립영화제 초청
스탭
  • 제작조현훈
  • 시나리오임대형
  • 조감독김소미
  • 촬영위득규
  • 조명위득규
  • 편집임대형
  • 미술감독임대형
  • 음악임대형
  • 녹음하지혜
  • 믹싱양정원, 진소희
  • 스크립터정아람
  • 출연배유람, 박주희, 임대형, 임사랑

만일의 세계

The World of If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2
  • 임대형 / LIM Dae-hyeong
  • 2014
  • HD / Color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