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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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르게 단편영화를 즐기는 방법

글 : 유소은, 하예은, 한지나, 황정민 / 사진 : 김동영, 김정은, 이재원

한가로운 금요일 오전, 이른 아침부터 단편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올해 20주년을 맞은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이 성황리에 문을 열었다. 첫 회차 상영을 앞둔 오전 11시, 관객들은 서울극장으로 모였다. 서울극장은 미쟝센 단편영화제 상영 시간표와 포스터 등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입장 전 QR코드 인증과 체온 측정, 손 소독 등을 시행했고, 상영관 내부에는 생수만 반입할 수 있게 하는 등 보다 안전한 오프라인 상영을 위해 노력했다.

 

친구 또는 연인과 방문한 관객, 혼자서 영화를 감상하러 온 시네필 등 단편영화제를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은 다양했다. 첫 회차는 ‘Outside the 20-디지털(3)’ 섹션으로, 국내외 타 영화제를 통해 우수성을 검증받은 작품들이 상영됐다. ‘Outside the 20-디지털(3)’ 섹션에서는 그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만날 수 없었던 단편영화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박명랑 감독의 <미안합니다>를 시작으로, 정병길 감독의 <락큰롤에 있어 중요한 세 가지>, 박범 감독의 <목격자의 밤>, 이희준 감독의 <병훈의 하루>가 차례대로 관객과 만났다. 특히 배우 이희준의 감독 데뷔작 <병훈의 하루>와 배우 변요한의 데뷔 초 모습과 호연을 감상할 수 있는 <목격자의 밤>은 관객들에게 친숙한 배우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하는 재미를 선사했다.

 

첫 상영 후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상영된 네 편의 작품 중 각자 선호하는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상영관을 나서는 관객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재밌었던 영화에 대한 감상이 이어졌고, 단편영화에 담긴 배우의 초창기 시절을 신기해하기도 했다. 트리트먼트 증정품에 화색을 띠는 관객도 있었다.

 

이어진 2회차 프로그램은 ‘Outside The 20-디지털(1)’ 섹션으로, 임필성 감독의 <모빌>, 이지상 감독의 <십우도 #4 득우, 두 모과>, 형슬우 감독의 <병구>, 김수영 감독의 <능력 소녀>가 상영됐다. 2회차 상영 이후에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이어졌다. 임필성, 이지상, 형슬우, 김수영 감독이 총출동해 자리를 빛냈고, 각 영화의 감독들과 관객이 함께 소통하는 시간이 이뤄졌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3회차는 ‘Inside the 20 디지털(1)’ 섹션이 상영됐다. 해당 섹션은 박효진 감독의 <My Sweet Record>, 김민숙 감독의 <기린과 아프리카>,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 강진아 감독의 <백년해로외전>, 이충현 감독의 <몸값>으로 구성됐다. 오후에 예정된 ‘Inside the 20 디지털(1)’ 섹션과 ‘봉준호 단편 특별전’ 섹션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매진으로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매진된 섹션인 만큼, 상영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많은 관객이 상영관 앞에서 대기했다. 평소에는 한산한 분위기의 서울극장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여느 극장 못지않은 북적거림과 활기를 띠었다. 대기 인원을 보고 놀라는 행인도 있었다. 관객들은 입장을 기다리며 책자에 쓰인 상영 시간표를 보거나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공유했다. 상영관 안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띄어 앉기를 했음에도 가득 찬 관객석이 눈에 띄었다. 관객들 모두 각자 다른 기대를 품은 채, ‘Inside the 20 디지털(1)’ 섹션의 작품을 감상했다.

 

6월 25일 영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섹션은 가장 먼저 매진을 기록한 ‘봉준호 감독 단편 특별전’이었다. 특별전은 감독의 한국영화아카데미 실기 작품인 <지리멸렬>, 6mm 카메라로 촬영한 <백색인>, 러닝타임이 6분도 채 안 되는 <프레임 속의 기억들>, 디지털 삼인 삼색 단편영화 묶음 중 한 편인 <인플루엔자>로 구성됐다. 아쉽게도 해당 섹션의 GV는 현장이 아닌 사전 온라인으로 진행돼 관객이 봉준호 감독과 직접 대화할 수는 없었지만, 현장 GV 못지않게 뜨거운 관객의 반응을 끌어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은 오는 6월 30일까지 관객과 만나며, 올해는 비경쟁 영화제로 그간 보석 같은 단편영화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온라인 예매는 YES24를 통해, 오프라인 예매는 서울극장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