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OFFICIAL DAILY05

악몽에도 사연은 있으니까

글 : 송혜령 / 사진 : 홍서윤

이제 막 시작 된 여름의 햇빛 아래 성북구 소재 카페 현기증에서 V-CREW 들의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름 만으로도 히치콕의 현기증을 바로 떠올리게 하는 카페 안은 조금 어둑한 분위기의 조명이 켜져 있었고 이는 제법 절대악몽의 분위기와 맞닿아 있었다. 분주히 카메라를 설치하고 자리를 마련하는 와중 찰랑이는 차임 벨 소리와 함께 관객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악몽을 선사해 줄 주인공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두 차례의 GV 동안에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장다나 프로그래머가 모더레이터를 맡았다. 하나 둘 모인 이들이 모두 초면이었던 만큼 조금은 긴장 되고 벅찬 기분으로 시작한 1부에는 가슴 뭉클했던 판타지 <아유데어> 의 정은욱 감독, 공포 영화의 또 다른 지평을 연 <긴 밤>의 김정민 감독, 비운의 삶을 살아내야 했던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피는 잔칫집에서 흘려라> 의 유형준 감독 그리고 독립 영화계의 얼굴 정하담 배우가 <왜냐고 묻지 마세요> 의 대표로 참석하며 진행 되었다.

이어 몇 시간의 텀 이후 진행 된 2부 또한 어색하지만 묘하게 들뜬 분위기 속에 절대악몽의 얼굴들을 모으게 되었다. 웃으면서 한편으로 긴장을 유발했던 <그녀를 지우는 시간>의 홍성윤 감독, 보육의 현실을 냉철하게 지적하는 <보육교사>의 김믿음 감독, 카메라 속 섬뜩함을 연출한 <피사체>의 하태민 감독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세이레>의 박강 감독이 자리하게 되었다. 감독들과 배우가 자리하는 순간 눈 앞에는 각 악몽들의 뒷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감독들의 소개를 시작으로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관객들이 쉽게 가질 법한 질문들과 심오한 이야기들이 풀어졌다. 감독들은 어떠한 이유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꽤 심도 있는 답을 하며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했고 진지한 분위기 속 가끔은 재미있는 표현들로 웃음을 주며 GV는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촬영장의 재미난 에피소드, 후일담 같은 이야기들 또한 첨가되어 현장은 점점 그 열기를 더해갔다.

 

1시간 반이 조금 넘어가는 시간이 지나고 GV의 마무리는 온라인 상영의 아쉬움과 이후 반응에 대한 기대감들로 가득 찼다. 연출과 스토리로 탄탄히 무장해 관객들을 찾아갈 절대악몽 출품작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동시에 여운도 남겨준 GV는 감독들의 인사를 끝으로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단순히 장르적 재미를 줄 영화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안팎의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악몽들이 여러분에게도 서늘한 밤을 선사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