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23℃

  • 비정성시 4
  • 탁세웅 / TAK Se-woong
  • 2013
  • HD / Color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홀로 외로이 사는 할머니. 오늘 벌써 두 번째 119를 부른다.
연출의도
2 차 세계대전의 군인들처럼 플라시보 없이는 하루도 견딜 수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려본다.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어느 깊은 밤, 달동네에 사는 이름 모를 할머니가 홀로 교회 전단지를 읽고 있다. 잠시 후, 꺼질락 말락 하며 살아있던 형광등 불빛마저 죽어버리고, 주변은 고요에 잠긴다. 그 사이로 어디선가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그렇게 오늘도 그리움에 잠긴 채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밤을 지새우는 할머니는, 요즘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된 독거노인이다. 돈이 없어 전기세도 가스비도 내지 못해 폐지를 땔감마냥 태우며 추운 겨울을 버티고 있는 신세다. 하루에 두세 번씩 119 구급대원들을 불러 보일러를 고쳐달라고 해보지만 그들도 해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교회 사람들이 가끔 밤에 전화로 위로의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지만 그 노래가 보일러를 다시 돌아가게 하진 못한다. 그렇게 또 쓸쓸한 밤을 맞게 된 할머니는 아기 울음소리에 홀려 골목길을 서성이다 집으로 돌아와 아들을 다시 만나는 꿈을 꾸며 마지막 잠자리에 든다.
탁세웅 감독의 <23℃>는 따뜻함과 차가움을 동시에 지닌 영화다. 한편으로는 각박한 세태에 대한 냉소적 시선을 숨기지 않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할머니의 마지막 밤을 온기 가득한 상상으로나마 보듬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할머니가 몇 푼 안 되는 전기세와 가스비도 감당하지 못하고 119 구급대원으로부터도 은근히 귀찮은 노인 취급을 당하는 모습에는 국가와 제도의 무능함이 반영돼있다. ‘여호와 하느님은 우리의 목자시니’라는 전도 문구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 가사도 교회의 위선을 비꼬기 위해 선택된 말들이 분명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그저 앙상한 비판 속에 머물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의 마지막 밤을 장식하는 판타지 장면 덕분일 것이다. 소박한 특수효과와 아기자기한 미술, 고속 촬영을 통해 영화는 차디찬 겨울밤의 공기를 순식간에 포근한 꿈결로 바꾸어놓는다. 물론 꿈이란 것이 그렇듯, 할머니의 꿈 역시 깨고 난 후의 현실을 더욱 초라하게 비춘다.
이후경 (영화평론가)
감독정보

탁세웅

TAK Se-woong

kisses_tak@naver.com

2012 <미몽>
2009 <심야택시블루스>
2008 <밤의인어>
2007 <이명>
2007 <사망진단서>
스탭
  • 제작이상훈
  • 시나리오탁세웅
  • 촬영윤원영
  • 편집손연지
  • 미술감독고미숙, 장호정
  • 녹음이지혜, 박신애
  • 믹싱이지혜
  • 출연김현숙, 이민성, 전승민, 이해인, 조용진

23℃

23℃

  • 비정성시 4
  • 탁세웅 / TAK Se-woong
  • 2013
  • HD / Color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