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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A Room of Ones Own
- 비정성시 3
- 유재욱 / YOO Jae-wook
- 2013
- HD / Color
- 00min 00sec
- 시놉시스
- 혜민은 아빠의 캠코더를 발견한다.
Hye-min finds a camcorder of her dad´s. - 연출의도
- 이야기들.
Stories. - 상영 및 수상
- 2013 인디포럼
- 리뷰
-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이 있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감추고 싶은 비밀을 그 방안에 고이 숨겨두곤 한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 의해 그 비밀이 강제적으로 돌출되고 말 때, 그 순간의 폭력성은 당사자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누구도 의도치 않았고 알고 싶지 않았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본인과 주변인에게 가해지는 심리적 충격과 상처란 누구도 함부로 가늠할 수 없는 것이다. <자기만의 방>은 그러한 상황에 놓이고 만 인물들이 어떻게 그 상황에 반응하는 지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영화이다.
모든 일의 중심에 놓인 인물은 ‘혜민’이라는 여고생이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혜민이 비밀스러운 방에서 자기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것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판소리 대회에 나가기 위해 예비 심사를 받는 혜민은 무대공포증을 이겨내기 위해 자기를 유사 죽음의 상황에 몰아넣는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다. 반면 혜민의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민지’는 무대공포증이 심해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혜민은 민지를 배려하고 돕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들 사이에 도저히 잊혀질 수 없는 큰 사건이 벌어진다. 민지가 혜민 아빠의 복장도착 증세를 기록해 놓은 충격적인 캠코더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영화는 이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뉘며, 아마도 이 인물들의 삶도 이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이 결정적인 사건이 다른 인물에게 전해지고, 그들의 감정이 이에 반응하며 서서히 증폭되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다. 민지는 혜민에게 이 사실을 말해줄 때, 굳이 자기 동생의 이상한 행동 이야기를 덧붙인다. 혜민을 배려하기 위한 행동이었을까? 별다른 감정 없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듯하던 혜민은, 아빠와 함께 기도를 하다가 갑자기 아빠에게 끔찍하다고, 나가달라고 말한다. 이 순간 남자의 반응도 이채롭다. 아무 말 없이 무표정하게 일어나면서 동생 잘 통학시키라는 말과 함께 현금을 내려놓고 나가는 것이다. 이후에 억눌러 두었던 남자의 감정은 사창가에서 생판 모르는 여자 앞에서 "너무 쪽팔려, 죽고 싶어"라는 울부짖음과 함께 쏟아져 나온다. 한편 혜민과 민지 두 사람의 관계는 민지를 감싸주는 듯하던 혜민의 행동이 그저 값싼 동정심의 유희였음이 드러나면서 깨지게 된다. 이 순간, 무섭고 아픈 사실을 담담하게 내뱉고 오히려 혜민을 위로하는 듯한 민지의 태도는 다시 한 번 놀라움을 준다. 한 번의 억누름과 이후 한 번에 터져 나오는 감정의 분출. 일단의 억누름은 의도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너무나 충격적이기 때문에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는 것일 게다. 나는 영화 속에서 인물들의 이와 같은 기묘한 반응들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런데 이러한 기묘한 반응들은 삶의 이치를 매우 잘 반영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자기만이 방>에는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채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모르는 인물들이 있다. 그렇다면 영화가 이러한 아픔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이것은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카메라는 인물들의 상처를 관조하며 윤리적 거리감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이를테면 인물들이 마지막으로 보여지는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자는 햇빛이 비치는 방에 홀로 누워있다. 혜민과 동생은 죽은 고양이를 땅에 묻어준다. 영화는 이들의 앞날을 열어둔 채 끝낸다. 영화에서 이들의 아픔은 바닥을 치고 다시 한 번 올라오는 계기가 되는 제의적 성격, 살풀이의 성격을 갖는 것 같다. 그렇게 믿고 싶어지는 건, 인물에 대한 감독의 애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박영석 (미쟝센 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 - 감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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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욱
YOO Jae-wook
psymphip@hanmail.net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수료
2012 <캠퍼스> 2012 인디포럼
2012 서울독립영화제
2012 전북독립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
2012 대구단편영화제 -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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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이정화
- 시나리오유재욱
- 조감독이승환
- 촬영임창현
- 조명이강현
- 편집이승환
- 미술감독서동훈
- 음악김종연
- 녹음조규식
- 믹싱이택환
- 출연강수야, 강영구
자기만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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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욱 / YOO Jae-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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