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sff.or.kr/msff/wp-content/uploads/2017/04/배드버그_스틸.jpg)
- 시놉시스
- 고작가는 배드버그라는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이다. 그는 자신의 만화 속 세상에 깊이 빠져 실제 만화 속의 악당 모델인 보스를 죽이려고 한다. 고작가를 마음에 둔 유기자는 그런 고작가를 말리려다가 사건에 본의 아니게 말려들게 되는데…
- 연출의도
- 긴장감과 완성도를 갖춘, 한국형 마블 액션장르를 구현하기 위한 영화. 향후 저예산 SF 액션장르 시리즈로 지속적인 제작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 상영 및 수상
- 2014 홍콩 IFVA 영화제
2014 콜롬비아 Salon Internacional de la Luz - 리뷰
- <배드버그>는 국내 단편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히어로 액션 시리즈를 표방하는 영화다. 할리우드의 마블이나 DC 코믹스처럼 장기적인 히어로 액션물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만화는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흑백 만화가 아니라 마블과 DC에서 주로 만드는 '그래픽 노블'의 형식을 취한다. 컬러풀한 색채와 보다 압축적인 액션, 그리고 더 많은 대사가 담긴 것이 이 매체의 특징이다. <배드버그>가 가장 주력하는 것은 만화가 '고작가' 캐릭터와 그가 그리는 히어로 캐릭터를 형상화하는 일이다. 물론 이 둘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점차 혼재되어 구분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고작가는 아주 어두운 세계관을 가진 괴수 만화를 주로 그린다. 그가 그리는 캐릭터는 얼핏 H.R. 기거가 창조한 캐릭터처럼 보인다. 고작가 본인은 현실 세계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오타쿠의 풍모를 가지고 있다. 배우 박노식의 존재감만으로도 이러한 캐릭터의 구축은 매우 자연스럽다. 그 자연스러움이 지나쳐 보일 소지도 있지만, 반면 박노식이 펼치는 액션은 매우 신선한 감각을 제공한다. 편집장은 고작가에게 제대로 된 영웅을 그려오라며 원고를 찢고 핍박하지만, 고작가는 영웅보다는 반영웅, 즉 비천하고 결점 많은 존재이지만 강한 삶의 의지를 가진 캐릭터를 그리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 자신의 존재감 또한 그러하다. 동시대 할리우드에서 모든 것을 다 갖춘 완벽한 슈퍼히어로보다는 인간적 결점과 정신적 고뇌를 품고 있는 반영웅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다크 나이트의 재형상화를 떠올려보라), 고작가라는 캐릭터도 이러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영화 속 현실은 고작가가 그리는 만화 세계와 뒤얽히고 혼재된다. 만화의 영향으로 현실이 채색되는지, 아니면 현실에서 벌어진 일들이 만화로 그려지는지 알 수 없다. 출판사의 세련된 내부 공간과 고작가가 기거하는 작은 창고 같은 방, 그리고 배드버그가 기거하는 폐허의 공간은 비현실적인 느낌을 강화한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영화는 고작가의 만화처럼 순수한 SF 판타지 액션의 성격을 띤다. 고작가는 자신이 그리는 만화의 악당인 배드버그가 유기자를 해치려 하는 꿈을 꾼다. 이것은 단순한 꿈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예지몽, 혹은 영화적 플래시포워드이다. 또한 이 꿈은 유기자를 향한 고작가의 사랑 혹은 성적 욕망의 무의식적 발로라고 볼 수 있다. 그의 꿈은 현실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작가가 유기자를 구하러 가서 악당인 배드버그와 싸운다. 고작가와 배드버그의 싸움 장면은 뛰어난 액션 연출과 B급 영화의 정서를 풍기는 CG로 꾸며져 있지만, 실제로 그들의 싸움은 비참하기 그지없다. 그곳에는 선악도, 정의도 없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만화로 그리고자 했던 바로 그 캐릭터가 되었다. 비참하지만 삶을 향한 강한 의지와 소박한 사랑을 품고 있는 반영웅.
박영석 (미쟝센 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 - 감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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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흡
SONG Kyung-heub
moogen@naver.com
-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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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송경흡
- 시나리오송경흡
- 조감독현경훈
- 촬영최문용
- 조명고한석
- 편집유세진
- 미술감독박재현
- 음악데온 리
- 녹음미디사운드
- 믹싱미디사운드
- 출연 박노식, 김길동, 형진하, 송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