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놉시스
- 수인(클라라)이 운영하는 가구공방을 찾은 일본인 사진작가 료헤이(오타니 료헤이). 그런데 공방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의 등장으로 료헤이는 왠지 모를 수상함을 느낀다. 아무리 봐도 이곳에 있는 수인이 위험하다.
- 연출의도
- 배려보다는 의심이 우선이고 타인보다는 내가 우선인 요즘, 무심코 기사도 정신을 발휘했다가 가해자로 취급되는 이야기들을 보며 이 시대의 젠틀맨에 대한 고민을 해본다.
- 상영 및 수상
- 없음
- 리뷰
- <클로젯>은 날씬한 몸매를 가진 멋진 일본인 사진작가 '료헤이'가 넥타이를 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사진작가의 방답게 작지만 세련된 실내공간과 부드러운 카메라 움직임, 뽀얗게 처리된 이미지가 이 영화의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곧이어 외딴 지역의 가구공방에서 일하는 아름다운 여성 '수인'이 등장한다. 남자주인공 역은 일본의 유명 배우이자 모델인 오타니 료헤이가 맡았고, 여자주인공 역은 클라라가 맡았다. 다분히 의도적인, 뮤직비디오 같은 탐미적인 이미지 속에서 두 배우는 조화롭게 공존한다. 이쯤 되면 더 명확해진다. 말하자면 <클로젯>은 세련됨과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동경과 편견을 역이용하는 영화이다. 영화가 관객에게 제기하는 내기이자 게임.
아름다운 여성이 시골의 한적한 공방에서 동네 청년들 틈에 둘러싸여 거친 목공 일을 한다. 게다가 이 청년들은 다들 어딘가 이상하다. 건달처럼 건들거리는 남자,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찌질한 남자, 신사적인 태도 속에 가식을 숨긴 경찰. 이들의 존재는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불안감을 자아낸다. 이 불안감 속에 이 여자를 지켜주고 싶어 하는 정의감 넘치는 남자가 나타난다. 정의의 흑기사가 되고자 하는 아주 유치한 남성적 판타지의 구현이다. 이를 판타지라 말하는 이유는 이 기사도 정신은 여성이 아름다울 경우에만 발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공방에서는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자들이 수인을 둘러싸고 돌아다니며 인기척을 내고, 그들의 시선을 구현한 유령적 시점쇼트가 수시로 등장한다. 공포영화의 클리셰에 충실한 시선 처리를 볼 수 있다. 무서운 분위기는 점차 가중되고, 이제 료헤이는 수인을 그 수상한 공간에서 데리고 나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곳은 마음껏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여기에서 꽤나 강렬한 반전이 영화를 뒤집어 놓는다. 앞서 관객과의 게임이라고 말한 이유는 이 반전이 아름다운 여성과 투철한 기사도 정신을 가진 멋진 남성의 관계, 그리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통렬히 역전시키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부터 이어지는 '예쁨'에 대한 집착과 다소간의 과잉으로 이어지던 감정선은 모두 이 반전을 위해 준비된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단편적인 이미지의 몽타주를 통한 영화적 무드의 조성만으로 긴장감을 자아내다가 일순간에 그 긴장을 폭발시키는 연출은 단편영화의 미덕에 매우 충실한 것이다. 혹여 예쁜 배우를 예쁜 이미지로 담아낸 그저 그런 뻔한 영화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도, 영화가 끝나고 나면 단편영화만의 깔끔한 매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박영석 (미쟝센 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 - 감독정보
-
박가희
PARK Ga-hee
specialbloom@hanmail.net
2014 옴니버스 장편 <레디액션청춘>
2014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분 상영
2012 단편 <파파라치>
2012 제1회 랩탑영화제 초청상영
2010 단편 <아이스크림>
2010 미쟝센 단편영화제 4만번의 구타 부분 상영
2010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
2010 정동진 독립영화제 초청상영
2010 OBS ´꿈꾸는 U´ 방영 - 스탭
-
- 제작김유평
- 시나리오박가희
- 조감독김소망
- 촬영최윤만
- 조명손영규
- 편집박가희
- 미술감독이인옥
- 음악김영환
- 녹음이상준
- 믹싱이성진
- 출연클라라, 오타니 료헤이, 김성민, 최제헌, 서종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