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sff.or.kr/msff/wp-content/uploads/2017/04/균열_스틸.jpg)
- 시놉시스
- 자살예방센터 전화상담원 지수에게 걸려온 한 통의 상담전화. 상담 중, 내담자의 상황이 다급하다고 판단한 지수가 신고 조치를 취하려 하는 찰나, 내담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고백한다.
- 연출의도
- 누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는가.
- 상영 및 수상
- 없음
- 리뷰
- 한강에서 걸려온 다급한 전화에 자살예방 상담원 지수는 간절한 마음으로 충고를 한다. 전화를 건 학생은 자신이 일부러 한 일은 아닌데 벌어지고 만 어떤 사건 때문에 괴롭다며 하소연하며 자신의 정당성을 설득하려 한다. 다 끝내겠다며, 죽어서 복수하겠다는 학생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더라도 들어줄 수 있겠냐고 반문한다. 상대편의 상황이 다급하다고 판단하여 긴급 호출을 하려는 순간, 내담자가 자신이 미진이라고 고백하자 상담원 지수는 호출 버튼을 누르려는 행동을 거두고 극심한 정서적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균열>은 사방이 막한 상담실 안에서 홀로 수화기를 들고 절박한 상태에 빠진 자살시도자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주어야 하는 상황을 제시한다. 작은 창이 하나뿐인 비좁은 사무실에는 전화기와 파일들,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딸 사진이 전부다. 짧은 러닝타임 동안 장소도, 작품이 제시하는 정보의 양도 극도로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의 순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전달되는 감정적 파장의 크기는 상당하다. 미진은 왜 자살상담 전화를 한 것일까. 죽겠다는 , 미안하다는 그녀의 말이 정말 진심일까? 관객은 끝까지 학생의 진의를 의심하게 될 것이다. 한편 상담원 지수는 냉정할 수 없는 상대편에게 어떠한 태도를 보여야 할까. 상담원이기 앞서 딸을 둔 엄마로서 지수의 중립성과 침착성은 심각하게 동요되고 훼손된다.
안용해 감독의 작품 <균열>은 자살예방 상담을 소재로 하여 좁은 방 안으로 비유되는 폐쇄적인 마음들의 부딪침을 다루는 영화다. 이 작품은 실사 영상을 애니메이션화 한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기에, 영화에 등장하는 유일한 인물인 상담원 지수의 연기를 통해 내면의 파문을 치밀하게 전달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책상에 놓인 제한된 사물들을 이용한 손가락의 미묘한 움직임을 통해 감정적 동요를 사실적이고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어쩌면 우리 그 누구도 타인의 죽음에 무책임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지수의 마지막 한 마디는 절박하고도 애처롭게 다가온다. 누군가 선뜻 증오의 감정을 거두어들이지 않는 한 파탄의 연쇄는 지속될 것이며, 주인공들은 모두 마음의 지옥 속을 살아가야 한다. <균열>은 미니멀한 장면화와 최소한의 설정을 통해 그 마음의 지옥을 심리적으로 상상케 하는 작품이다.
송효정(영화평론가) - 감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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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해
AHN Yong-hae
likeindream@gmail.com
-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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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KAFA FILMS
- 시나리오안용해
- 음악신윤남
- 믹싱김근채
- 원화안용해, 박세희
- 동화박세희, 박신영, 신혜진, 이진화
- 배경오민영
- 채색이진화, 안용해
- 사운드강효석, 이동빈, 김근채, 신동민
- 출연홍부향, 김보라, 강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