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Drink in the middle of the day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3
  • 이원영 / LEE Weon-young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
시놉시스
작은 항구도시 폐기물 처리장에서 일하는 ‘선기’. 잊으려 노력했던 기억이 찾아온다.
연출의도
외출, 외박도 없이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강원도 전방 GOP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던 시절, 인간의 성(性) 정체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것이 본디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후천적으로 사회화된 결과물인지.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모든 자유가 억압되는 군대라는 공간에서 성소수자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지 궁금했다. 통계적으로 5%가 성소수자라면 분명 그 많은 병사들 중에 그들이 있었을 것이다. 같은 공간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으로 죄인이 될 수밖에 없었을 사람이….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낮달’같은 사랑이 있다. 낮의 밝은 태양 빛에 가려 보이지 않다가 시간이 흘러 태양이 자리를 양보한 뒤에야 자신의 밝음을 세상에 내보이는 달. 낮의 시간동안, 낮달은 분명 존재하지만 희미하게 자신을 내보이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낮달>은 그런 사랑에 관한 영화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아야 하는 사랑. 이제 막 제대한 동재는 앞서 제대한 선임병 선기를 찾아 나선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의 어색한 기운이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면 관객은 두 사람의 관계를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군대는 동성애 관계인 두 사람을 묵인하지 않았다. 낮달처럼, 두 사람의 관계는 보이지 말아야 한다. 결국, <낮달>의 성패는 자신을 감춰야 하는 두 사람에게 각인된 상처의 깊이다. 과거는 흘러가지 않는다. 특히 상처로 움푹 패인 과거는 현재의 시간을 고스란히 그 안에 담는다. 그렇게 현재는 과거에 붙들린다. <낮달>이 동성애 관계에서 오는 두 사람의 아픔을 과연 얼마만큼 담아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선기와 동재의 아픔은 두 인물에게만 머물 뿐 좀처럼 내게는 전달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각인된 상처를 현미경같은 시선으로 파고들지 못한 채 피상적으로 묘사하는데 머물러 버렸기 때문이다. 시인 조병화는 ‘낮달’을 이렇게 노래했다. 세월이 잃고 간 빛처럼 / 낮 하늘에 / 달이 한 조각 떨어져 있다, 라고. ‘세월이 잃고 간 빛.’ 낮달에 대한 가장 처연한 표현이다.
안시환 (영화평론가)
감독정보

이원영

LEE Weon-young

forme0987@gmail.com

2013 <어흘리>
스탭
  • 제작이원영
  • 시나리오이원영
  • 촬영송완기
  • 조명송완기
  • 편집이원영
  • 출연조선기, 김동재

낮달

Drink in the middle of the day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3
  • 이원영 / LEE Weon-young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