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얼굴

Face Craft

절대악몽 2
이정행 / LEE Jung-haeng
2013
HD / Color
00min 00sec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미대 금속공예 전공 복학생 탁곤은 그와 비밀연애 중인 후배 정연을 모델로 금속 얼굴 장신구를 만드는 중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연이 나타나질 않고... 탁곤이 만드는 금속 얼굴의 형태는 점점 일그러져간다.
Tak-gon is majoring in metal craft at an art college and currently engaged in a secret relationship with Jeong-yeon, a junior student. Tak-gon is working on a facial accessory inspired by Jeong-yeon’s face. Then, Jeong-yeon somehow stops showing up in class and Tak-gon’s work is losing its shape.

연출의도

구석자리에서 설레며 훔쳐보던 그녀의 얼굴.
Her face of which I used to have a glimpse at the corner.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풀벌레 노래를 배경음악 삼아 남녀가 진한 키스를 나눈다. 손전등을 비추며 나타난 경비아저씨에게 아파트 주민임을 밝히며 당당해하는 말하는 여자에 비해 남자는 왠지 수줍은 모습이다.
금속공예를 전공하는 탁곤과 정연은 사귀는 사이지만, 아직 학교에선 이들의 관계가 공개되지 않은 ‘비밀연인’ 사이다. 얼굴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교수님에게 인정받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닌 탁곤은 정연의 얼굴에 더 애착을 갖게 된다.하지만 정연의 태도나 그녀를 둘러싼 학과 남자들의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학교에는 알 수 없는 존재의 남성이 출몰하며, 정연은 학교에 나타나지 않고 탁곤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도입부의 물렁한 멜로라인은 매끈하고 부드러운 금속 얼굴상을 매만지듯 보는 이에게 편안하게 다가온다. 금속판을 자르는 줄의 소리도, 모루를 두드리는 망치의 움직임도 부드럽게 다가온다. 마치 풋풋한 사랑의 기대감과 은은한 울림처럼. 이런 말랑말랑한 영화가 ‘절대악몽’이라니?!
하지만 어긋나기 시작하는 두 사람의 관계와 금속을 다루는 날카로운 도구와 소음이 등장하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서 일그러지기 시작하는 탁곤의 작품처럼 그의 마음도 그의 사랑도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도 풋풋한 사랑의 감정에서 스릴러를 지켜보는 듯 날카론 눈매로 바뀌어있다. 탁곤과 정연의 사랑의 감정을 부러워하던 관객들은 날카로운 금속성 소음에 흔들리고 불안해한다.
영화를 연출한 이정행감독이 미술을 전공한 덕일까? 미술대학 작업실의 묘사도 그래서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하다. 등장인물의 감성과 관객의 감성을 도구를 통해 동일시시키고 있다. 장면 하나하나가 소품을 취급하듯 조심스레 그려놓았다.
어쩌면 영화를 보며 탁곤처럼 스크린을 매만지며 손가락 끝으로 전해지는 느낌으로 영화를 알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아서라, 말아라! 그저 학교에 나오지 않고 종적을 감춰버린 정연은 어찌 된 것인지? 풋풋했던 탁곤과 정연의 사랑은 어떻게 마무리될지? 마지막 순간까지 영화를 조용히 지켜보며 마지막을 향해 묵묵히 달려가 보자.
정지욱 (영화평론가)

감독정보

이정행

LEE Jung-haeng

mollusca@hanmail.net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
2011 <물리수업> 2012 부산디지털콘텐츠유니버시아드
　　　　　　　　2012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2011 과천국제SF영상축제
　　　　　　　　2011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1 미쟝센 단편영화제
2009 <노란가방>
2008 <덧니>
2007 <점>

스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