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열씨 오구굿

Hilarious mourning for Mr. Heo

  • 절대악몽 3
  • 강지원 / KANG Ji-won
  • 2013
  • HD / Color/B&W
  • 00min 00sec
시놉시스
망자의 혼을 달래 극락왕생을 비는 오구굿은 굿에 참여한 이승의 산자와 저승의 망자에게는 한바탕 잔치이자 그것 자체가 한국 연희 역사의 중요한 예술적 전통이다. 카메라는 오구굿을 준비하는 허창열씨 친구들의 모습과 망자의 혼이 굿판에 불리어져 나오는 과정을 담담히 담아낸다.
Ohgu-Gut is a shamanic ritual in which a shaman or exorcist comforts the soul of the dead and prays for their smooth passage into eternity. It is a festival for the living and the dead and essential art tradition in the history of festivals of Korea. The camera calmly follows the footsteps of Mr. Heo’s friends and the procedure of Ohgugut through which a soul of the dead is being brought into the world of the living.
연출의도
세습무의 굿은 예술성, 연희성이 강조되고 신보다는 굿판에 오신 굿 손님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망자를 위해 굿을 진행하지만 동시에 망자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위로와 복을 비는 오구굿 판이 그토록 비통한 것만이 아니라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The Gut performed by a hereditary shaman tends to focus more on its artistic characteristics, livelihood and guest who are at the scene than the ritual itself. The ritual is conducted for the sake of the deceased one, but at the same time, it also carries a meaning of condolences and peace to the people left here. This is the interesting irony about Ohgu-Gut in a way that the mood of the ritual is not so mournful.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영화 <허창열씨 오구굿>은 연희집단 ‘The 광대’가 창단 5주년을 기념으로 만든 퍼포먼스극을 토대로 이를 ‘영화’로 재전유한 창작물이다. 경남 고성에서 살다가 서울로 와서 시름시름 앓던 중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만 허창열 씨를 추모하기 위해 친구들이 모여 망자를 떠나보내는 오구굿을 펼친다는 게 퍼포먼스극의 내용이고, 영화는 이 오구굿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별도로 이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허창열 씨 친구들의 준비과정을 촬영한 부분을 조합해 만든 음악다큐 혹은 음악극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극중 망자로 설정된 허창열 씨가 영화화라는 각색의 과정을 거치면서 실제 망자로 인식되도록 하기 위해 군데군데 설정된 장치들이 보인다는 점이다. 상주가 넋전(의례시에 망자의 신체와 동일시 되는 넋을 상징화한 종이 무구)을 들고 친구의 혼을 불러들이는 의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허창열 씨의 생전 사진들이 몽타주 된다거나, 또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장면 위로 허창열 씨의 생전 모습을 추억하는 친구들의 진술이 겹쳐지고, 생전에 공연하던 모습들이 몽타주 되는 설정 등이 그것이다. 이는 영화에서 죽은 자를 애도하고 추억하는 행위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들로 허창열 씨라는 인물을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여기에는 허창열 씨가 공연 중간에 직접 등장하면서 자신의 죽음이 허구임을 알리는 실제의 퍼포먼스극과, 허창열 씨의 죽음이 허구임을 감추려 하는 영화 사이의 차별적 연출전략이 작동하고 있다(중간에 허창열 씨가 카메라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긴 하지만 그의 죽음이 허구라는 사실을 알리고 있지는 않다).
관객의 존재는 실제 퍼포먼스극에서도 매우 중요한 구성요인 중 하나다. 극은 후반부로 갈수록 전반부의 우울함과 진지함을 떨쳐버리고 허창열 씨를 기리는 남은 사람들 간의 화합의 장으로 이행한다. 연출가는 미리 관객들로 하여금 상복을 입고 조의금(공연 티켓 대신 받는다)을 준비할 것을 주문했으며, 관객들은 무대 위에 마련된 상자에 조의금을 넣고 허창열 씨의 영전에 대고 절을 함으로써 허창열 씨를 추모하러 온 문상객이 된다.
망자를 실어 나를 용의 형상을 한 배가 묵직한 타악기 소리에 맞춰 용선춤을 추고 나면 퍼포먼스극과 영화는 동시에 하이라이트의 절정을 마크하고 마지막으로 넋전을 태우는 감각적인 몽타주가 삽입되면서 영화의 끝을 알린다. 인간의 죽음과 죽은 자를 떠나보내는 남겨진 사람들의 제의, 의식 행위는 현실과 현실 너머를 사고하게 함으로써 ‘인생’이라는 더없이 가벼우면서도 묵직한 가치를 환기시킨다. 그리고 그 인생이라는 가치를 환기하는 동안, 이 영화는 한 편의 통과의례로서 부족함 없는 무게를 전달하게 될 것이다.
박진희 (영화칼럼니스트)
감독정보

강지원

KANG Ji-won

kj083@hanmail.net

2010 <나오길 잘했다> 2011 제주장애인영화제
          2011 장애인영화제
          2011 인권작품공모전 우수상
2009 <세렝게티에서 온 편지>
스탭
  • 제작김서진
  • 촬영강지원, 민성원, 이재민
  • 편집강지원
  • 미술감독최고야
  • 음악황민왕
  • 출연허창열, 선영욱, 안대천, 최영호, 이정일, 이상영, 황민왕, 이창훈, 음대진, 배정찬, 문상준

허창열씨 오구굿

Hilarious mourning for Mr. 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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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악몽 3
  • 강지원 / KANG Ji-won
  • 2013
  • HD / Color/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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