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놉시스
- 한 남녀가 타고 가던 차가 눈길에서 아이를 친다.
- 연출의도
-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의 순간이 언젠가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그 순간이 온들 준비가 된 자에게는 역전의 발판이 되겠지만, 준비 없이 기다리기만 한 자에게는 지금의 후회를 낳았던 과거의 자신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시간 밖에 안 될 것이다. 한 여인에게 그러한 순간을 부여함으로써 기회가 될지 실수의 되풀이가 될지 모를 경계에 선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 상영 및 수상
- 2015 Vienna Independent Shorts Midnight Movies
2015 서울국제사랑영화제
2015 부산국제단편영화제
2015 브뤼셀단편영화제
2014 칸 영화제
2014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관객상 - 리뷰
- 1월 29일 오전 9시 58분 세차기 안의 남과 여. 심각한 표정의 둘은 세차가 끝난 후 도심을 빠져나온다. 세차장에서 차의 물기를 닦아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둘 사이에 약간의 언쟁이 있지만,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988과 함께 국도의 터널을 빠져나가는 차 안에는 곧 평화가 깃드는 듯하다. 하지만 둘의 우울한 표정이 남녀에게 흔한 연애 문제쯤 되겠지 하는 생각은 차가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 곧 깨진다. 세워진 차창 밖, 투닥거리는 남녀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카메라는 곧 급박한 둘의 움직임을 담기 시작한다. 급히 차안으로 뛰어 들어온 여자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사람 치어 죽은 거 같으니 빨리 와주세요”라는 신고전화를 건다.
<야누스>의 본격적인 전개는 이때부터다. 여자는 남자를 ‘오빠’로 지칭하고 있는데, 연인으로 보이는 둘은 사실 오랫동안 보험사기를 공모해 온 범죄자들이다. 여자는 남자의 강요로 범죄에 가담했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살지 말자’며 남자를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남자는 그런 여자의 설득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여자를 협박하고 위협한다. 다행히 여자는 오늘의 범죄행각이 기록된 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며, 공모자였던 둘은 이제 입장을 달리하게 된다. 눈쌓인 한적한 지방 국도. 클래식 선율이 사라진 자리에는 차 안을 먼저 점령하고 문을 걸어 잠근 여자를 위협하는 성난 남자의 욕설만이 울려 퍼진다.
<야누스>의 현장은 이미 일어난 범죄보다 또 다른 2차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협으로 더 긴박하게 돌아간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외진 공간, 폭력적인 남자의 손길에서 과연 여자는 도피할 수 있을까. 이 급박함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로 영화는 최소한의 보여주기 방식을 택한다. 첫 장면에서는 세차장 안팎에 카메라를 위치해 차 안의 공기를 효과적으로 담아낸다. 사고 후 남자와 여자의 긴장감 넘치는 대화 역시 차를 매개체로 전달된다. 카메라는 차 앞 유리, 썬루프, 옆 창 등 외부가 보이는 차의 모든 유리를 액자 삼아 바깥 풍경을 구성한다. 덕분에 차창에 묻은 선연한 핏자국만으로 사고 현장을 연출하지 않고도 방금 일어난 사고의 심각성을 증명하게 된다. 차창을 통해 전달되는 인물 묘사는 그래서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보충해주는 것은 긴장 가득한 둘의 대화와 가쁜 숨소리, 고성 같은 사운드다. 가장 미니멀한 장치로 인물들의 급박한 상황과 스릴감 넘치는 심리를 전달하려는 실험적 형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 감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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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KIM Sung-hwan
QLOUD9@gmail.com
2012 <첫눈>
2013 부산국제단편영화제
2012 미쟝센 단편영화제 -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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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정해성
- 시나리오김성환
- 조감독김다흰
- 촬영김성환
- 편집김성환
- 미술감독강해라
- 녹음한동훈
- 믹싱성재현
- 출연최희서, 최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