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의 우정

Jeong-woo & Woo-jeong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3
  • 김승주 / KIM Seung-ju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우정은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기다린다.
그런데 불쑥 정우의 기억이 튀어나왔다. 우정은 정우를 생각한다.
연출의도
"한 행성이 내게 멀어져 간 것은 재앙이다. 네가 두고 간 것들을 나만 보게 되었다." (1226456, 성동혁)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같은 두 음절의 위치만 바꾸면 서로의 이름이 되는 연인이 있다. 정우와 우정. 정우가 군인이기 때문에 둘은 보고 싶을 때 맘대로 만날 수가 없다. 정우가 부대로 복귀해 혼자 있을 때면 우정은 방에 남겨진 정우의 옷을 보며 그리움을 달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정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 가까워진다. 그리고 얼마 후 우정은 정우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 영화는 선착장에서 유람선이 출발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정이 자신이 썼던 메모를 발견하고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장면들 속에서 우리는 우정이 어떻게 사랑했고, 그리워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흔들렸는지, 그리고 헤어졌는지 보게 된다. 서사는 감정들의 변화와 충돌을 전제하지만 이 영화의 태도는 매우 담담하다. 우정의 태도도, 카메라의 시선도, 편집의 테크닉도 모두 그러하다. 몇몇 우정이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는 순간에도 영화는 관객을 그 자리에 오래 머무르게 두지 않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표층의 이러한 냉정함은 인물의 내면에서 넘실거리는 감정의 파도를 더 힘 있게 전달해주는 것 같다. 우정의 말처럼 인간이 큰 우주의 모래알 하나에 지나지 않고, 우정이 새로 만나 가까워진 요한의 말처럼 외롭지 않도록 신이 모래알을 많이 만든 것이라면, 그 가운데 우정과 정우는 그 이름처럼 운명의 끈으로 엮인 두 개의 모래알 같아 보인다. 우정과 정우의 만남도 운명일 것이라는 그들의 믿음에서 출발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둘은 헤어졌다. 영화는 헤어짐의 이유가 이것이라고 단정 짓지 않지만 그렇다고 없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우정이 헤어짐을 후회하는 듯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 두 사람은 운명이기에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 이렇게 영화는 보여주긴 하지만 그 무엇도 결정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들에게는 행복했던 시간들이 있었고 아팠던 시간들이 있었을 뿐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경험한 사랑은 모두 다르지만 또 한편 모두 똑같다. 사랑이 우리들이 가진 이야기의 가장 오래된 테마인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는 사랑의 그러한 특징을 잘 꿰뚫고 있는 것 같다. 우정과 정우, 둘 만의 사랑이 가진 독자성과 누구든 경험했을 연애의 보편성을 동시에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성진수(영화평론가)
감독정보

김승주

KIM Seung-ju

spock91@naver.com

2014 <석촌호수에서>
2011 <어떤 영화>
스탭
  • 제작이애나, 조소민
  • 시나리오김승주
  • 조감독민경진
  • 촬영이진근
  • 조명이진근
  • 편집김승주
  • 미술감독이지연
  • 음악박성연
  • 녹음박상, 김은석
  • 믹싱고들풀
  • 출연이새별, 황대준, 김혁

정우의 우정

Jeong-woo & Woo-jeong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3
  • 김승주 / KIM Seung-ju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