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Jungle

  • 4만번의 구타 2
  • 박병훈 / PARK Byung-hoon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
시놉시스
대학원생 ‘소미’는 교수의 제안으로 억지로 등산을 오게 된다. 산에서 측량을 하고 있는 ‘우진’은 직장 상사에게 심하게 혼이 난다. 천천히 혼자 올라가던 소미는 측량을 하고 있는 우진에게 약수터 위치를 물어본다.
연출의도
우리는 동물인가 인간인가?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둘레길 산책로. 여대생 소미가 홀로 길을 걷고 있다. 친구와 전화 통화로 미루어보아 그녀는 교수와 함께 하는 MT 대열에 뒤따라 온 참이다. 교수의 잦은 성추행 때문에 괴로운 그녀는 선발대에 최대한 늦게 합류하려고 한다. 마침 측량기사 우진이 그런 소미를 보고 관심을 갖는다. 그날 하루 과장에게 ‘하기 싫으면 일 하지말라’고 꾸지람을 듣고, 동기에게 ‘체력이 약하다’ ‘상식도 없냐’는 말로 무시당하던 그는 자진해서 소미의 길을 안내해주겠다며 따라나선다.
젊은 남녀가 여행지에서 만나 함께 길을 걷지만 <정글>에는 로맨틱한 감정이 들어설 공간이 없어 보인다. 등산로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숲길, 낯선 남녀의 동행은 오히려 스릴과 공포의 분위기에 가깝다. 소미는 남성에게 위협을 느낀다. 어른 남자인 교수는 면담을 핑계로 ‘허벅지에 손을 올려놓는’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하며, 자전거를 타고 가다 일부러 소미를 치고 가는 남자나, 좁은 길에서 맞딱드리자 소미의 면전에 ‘씨발’이라는 위협적인 욕설을 내뱉는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그녀에게 위협적이다. 호의를 베풀고 있지만 우진 역시 그녀가 선뜻 마음을 내줄 수 없는 ‘남자’다. 상사와 동료에게 무시를 당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우진은 그런 소미의 의심어린 시선을 자신을 향한 무시로 받아들인다.
<정글>은 이 팽팽한 남녀의 심리를 바탕으로, 낮의 등산로가 밤의 정글로 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둘 사이에 가까스로 유지되던 긴장은 둘이 길을 잃는 순간 폭발한다. “5분이면 간다고 그러지 않았어요.”라는 소미의 책망이 우진에게는 상사와 동료에게 당한 질책과 똑같은 압력으로 전달되고 결국 그 울분을 소미에게 내뱉는다. ‘야간산행이 절대금지’된 외부와 차단된 숲길이라는 이 영화의 공간은 바로 물리적으로 여성보다 우위에 있는 남성인 우진의 공격성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다. ‘니들이 다 그렇지’라는 여자의 적대감과, ‘내가 아직 만만해 보이지’라는 남자의 피해의식은 이 파국의 실체를 단박에 정리해주는 대사다.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성폭력, 여혐 등의 문제를 생각하게 해주는 간결한 스릴러다.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감독정보

박병훈

PARK Byung-hoon

barkbing@hanmail.net

스탭
  • 제작박보배
  • 시나리오박병훈
  • 조감독김기락
  • 촬영윤황
  • 조명박상욱
  • 편집박병훈
  • 녹음정상현
  • 믹싱정민주
  • 출연류선영, 배유람

정글

Jungle

  • 4만번의 구타 2
  • 박병훈 / PARK Byung-hoon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