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묘약

Love Potion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4
  • 김현규 / KIM Hyun-kyu | 2012 | HD | Color | 8min 59sec
  • 2012
  • HD / Color
  • 00min 00sec
시놉시스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인, 무늬만 부부인 남녀. 아내는 치명적인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남편을 초대한다. 식사중에 아내는 남편의 ‘그 년’에 대해 얘기를 꺼내고 남편은 이혼서류를 내민다. 아내는 부들부들 떨리는 입술로 남편에게 고백한다."밥에 독 탔어."
There is a married couple that has long been silent to each other. One evening, wife prepares a fatal supper and invites husband over to table. Wife brings up ‘the bitch’ on the table and husband hands her over a divorce paper. Biting her lips with fury, she makes a confession: "I poisoned your food."
연출의도
한정된 공간과 짧은 시간동안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숙성된 여배우가 가진 모든 매력을 끌어내고자 했다. 영화의 주제는 소통이다. 소통이 없는 부부의 오해가 쌓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모습을 통해, 다시 한번 소통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대화는 어떻게든 해야만 하는 것이다. 약을 타서라도…” -약장수 김씨 –.
I wanted to illustrate the suspense resulting from limited time and space. Also, I tried to withdraw and display all the charms of a mature actress. The theme of this film is communication. The absence of communication in a married couple leads to misunderstanding and it will eventually leave the couple with an extreme ending. I intended to remind you of the importance of communication. “Talk is not an option; it is a must. Even with help of a drug.” – A drug peddler, Mr. Kim.
상영 및 수상
2012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 개막작
2013 몬트리올국제영화제 Korean Cinema of Today 부문
리뷰
‘사랑의 묘약’이라는 건 사실상 사랑이 부재함을 반증하고 있다. 약이라는 것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사랑의 묘약은 불가능한 사랑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약이라 할 것이다. 물론 오늘날 우리는 그런 약은 불가능하다고, 있을 수 없다고 쉽사리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신비스러운 약의 정체는 무엇일까?
도니제티의 동명의 오페라 중 유명한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 흐르며 시작하는 <사랑의 묘약>의 오프닝 시퀀스는 다소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공간에서 한 남녀가 비밀스러운 거래를 하며 시작한다. 여인이 봉투를 건네자 남자는 신비스러운 약을 내놓으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혼을 앞둔 부부의 이야기이다. 아내는 남편을 집으로 초대하고 마지막이라며 저녁식사를 하자고 제안한다. 남편은 내키지 않지만 못내 식사를 같이 하고 일어서려는 순간, 아내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밥에 독 탔어.” 독이 퍼지고 몸에 마비가 시작되면서 남편은 고통스럽게 쓰러진다.
물론 그 독은 정말 독이 아니라 사랑의 묘약이다. 오프닝 시퀀스에 나오는 남녀와 전혀 상관없는 이 부부의 이야기를 서로 묶어내는 것은 바로 그 묘약이다(‘남몰래 흐르는 눈물’의 사운드 활용은 두 시퀀스를 매끄럽게 이어준다). 영화는 영리하게도 이 미스터리한 약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후, 부부의 이야기로 예상치 못한 급박한 상황을 보여준다. 짧은 러닝타임동안 영화는 거의 실내극처럼 진행되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을 알기 힘든, 상황을 통한 심리극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더욱이 남편이 쓰러진 후에 이어지는 시퀀스에서 다소 기울어진 앵글을 통해 프레임의 비어있는 부분을 활용하는 방식은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심리적인 상황에 효과적으로 복무케 하고 있다. 다소 기이한 상황에서 이 신비로운 약을 먹인 아내의 의도가 설명되는 것은 영화의 마지막, 처음에 약을 내놓았던 그 약장수를 통해서이다. 묘약의 해독제는 다름 아닌 ‘말’이다.
여기서 사랑을 위해 필요한 것은 서로 말을 하면서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서로에게 보장될 때 사랑은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 약은 사랑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서의 외부적인 요소이다. 이쯤에서 파스칼적인 그림자―일단 믿어라. 그러면 믿음은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결과적으로 사랑의 묘약이라는 것은 없다. 그 약은 단지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물리적으로 상대방과 함께 말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게끔 하는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잠시나마 세상으로부터 개별화된 채 당신과 대화할 수 있다면? 그것은 외부적인 무엇도 개입되지 않은 채 개인과 개인으로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할 것이다. 만약 그 시간이야말로 사랑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라면, 그 ‘묘약’은 기꺼이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민호 (영화칼럼니스트)
감독정보

김현규

KIM Hyun-kyu | 2012 | HD | Color | 8min 59sec

golpower@naver.com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
2013 <자네 아내와 여행을 가고 싶네>
스탭
  • 제작안진우
  • 시나리오김현규
  • 조감독김보미
  • 촬영신현규
  • 조명류시문
  • 편집정계현
  • 음악이은정
  • 녹음이종호
  • 믹싱배유리
  • 스토리보드이선화
  • 분장문선영
  • 색보정정혜리
  • 출연염정아, 배성우, 김홍기, 장유진

사랑의 묘약

Love P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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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규 / KIM Hyun-kyu | 2012 | HD | Color | 8min 59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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