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무도회

Masquerade

  • 4만번의 구타 1
  • 안진우 / AHN Jin-woo
  • 2013
  • HD / Color
  • 00min 00sec
시놉시스
뇌졸중으로 쓰러진 할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장과 주유소를 그만두고 트랜스젠더 클럽에서 6개월의 마이킹 접대부 계약을 맺는 정배.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 정배의 일상은 뒤틀리기 시작한다. 언제나처럼 현실은 기대와 결과 사이에 커다란 간극을 만들고, 목적을 이루려는 순간 파국을 향해 핸들을 꺾어버린다.
연출의도
“순간의 죄는 영원한 고통의 씨앗이다.”
철저히 배금주의에 길들여진 - 그래서 서로 물고 물리며 살아가는 - 교활하기 짝이 없는 이 시대 인간군상의 각축전을 그려보고 싶었다. 더불어 주인공의 그릇된 선택이 이끈 파멸의 과정과 그가 경험한 형언할 수 없는 비참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상영 및 수상
2013 청룡영화제
리뷰
<가면무도회>는 한 남자의 파멸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서울의 밤, 아름다운 한강 다리에서 한 남자가 몸을 던진다. 다음 장면은 자연스럽게 과거로 이행하고, 이제 이 영화는 남자가 어떻게 하다가 파멸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따라가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공장과 주유소에서 성실하게 일하던 노동자가 어쩌다가 그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이런 방식으로 파국이나 혹은 살인을 미리 보여주며 시작하는 스릴러 장르 영화는 대부분의 경우 인물들의 치밀한 심리 표현을 통해 그들이 어쩌다 그런 범죄의 세계로 빠져드는지를 세밀하게 포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면무도회>의 선택은 약간 다르다. 심리 표현보다는 반전의 충격에 더 기댄다. 그렇지만 그 반전이 결코 통렬함이나 재미를 위해 기획된 것이 아니며, 현실의 처참함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는 점이 이 영화의 신선한 미덕이다.
남자는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트랜스젠더 클럽에 들어가 마이킹 접대부 계약을 맺는다. 공장에서 일하며 기름때에 찌든 그의 손톱이 깔끔하게 정돈되고, 칙칙한 공장 점퍼 대신 빨간 원피스를 입고 하얀 털을 두르게 된다. 아마 대부분의 관객들은 클럽 내부에서 건달들이 나누는 대화 내용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그곳은 주인공에게도, 관객에게도, 도무지 적응할 수 없는 생경한 세계다. 공장과 클럽, 전혀 다른 두 개의 노동-이미지. 남자는 그런 세계에 속하기에는 너무 유약하다. 당연히 일이 잘 풀릴 리가 없다. 영화는 예정된 파국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다소 의외이지만, 남자는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남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기에, 세상을 향한 최후의 처절한 발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남자를 동정하게 될 무렵, 우리는 영화의 첫 번째 장면을 다시 만난다. 이 장면의 구성이 인상 깊다. 피를 흘리며 빨간 원피스를 입은 또 다른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 그리고 이어지는 역쇼트. 원피스를 입은 남자의 시선에는 더 이상 피를 흘리는 또 다른 자신이 없다. 그들은 시선을 주고받을 수 없다. 대신 텅 빈 공간에 검은색 차가 미끄러져 들어온다. 건달들이 내리고 더 비참한 현실이 플래시백을 통해 밝혀진다(그러나 시간구조를 치밀하게 활용하는 영화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영화의 플래시백은 다소 과하게 많은 측면이 있다). 이제야 알게 된다. 영화의 첫 장면은 예정된 파멸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제로 진행된 파멸은 더욱 몸서리쳐지도록 처참하다는 것을. 현실적이라고 생각된 장면보다 더 현실적인,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심연의 바닥, 혹은 더 이상 무엇이 현실인지 판타지인지 알 수 없도록 뫼비우스의 띠를 이루는 지옥도. 이제 영화의 첫 장면과 다른 상태에 놓인 남자가 한강위로 던져진다. 그 무심한 하강운동이 주는 섬뜩함이 비정한 서울의 밤거리를 대변한다.
박영석 (미쟝센 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
감독정보

안진우

AHN Jin-woo

soulmic818@gmail.com

2012 <블랙아웃>
2012 KT&G 대단한 영화제
2012 부산디지털콘텐츠유니버시아드
2012 서울 독립영화제
2013 Kustendorf Film Festival 심사위원 특별 언급
2013 서울노인영화제
2010 <태완이>
2009 <진지한 여성이 어디서나 필요하다>
2008 <사랑>
스탭
  • 제작비앤에이
  • 제작이경민
  • 시나리오안진우
  • 조감독김인태
  • 촬영김동혁
  • 조명김명관
  • 편집안진우
  • 미술감독정현철
  • 음악엄세현
  • 녹음이종호
  • 믹싱공태원
  • 무술김상용
  • 특수효과김근형
  • 분장김현정
  • CG김영아
  • 출연배정남, 손종학, 허정도, 조석현, 이길

가면무도회

Masquerade

  • 4만번의 구타 1
  • 안진우 / AHN Jin-woo
  • 2013
  • HD / Color
  • 00min 00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