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Men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4
  • 남궁선 / NAMKOONG Sun
  • 2013
  • HD / Color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서른 살의 김지미는 어느 날 아침 친구들과 시답지 않은 음담패설을 나누다가 우연히 접속한 포르노 사이트에서 자신이 등장하는 동영상 발견한다. 설상가상으로 주위의 남자들은 이미 그 동영상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지미는 곤혹에 빠진다.
One morning, Jimi find outs that a private video of her is posted on a pornography site. What’s worse is that all her male friends already know about it. Jimi spends the day talking to ex-boyfriends and other ex-bedroom acquaintances. After a near death experience, she wakes up to a new morning.
연출의도
남자들 운운하는 여자들과 여자들 운운하는 남자들. 서로를 두려워하고 사랑하며 오해하면서 뒤끝도 남기는 빈틈이 많은 존재들이다. 그 빈틈들을 극단적인 상황에 빗대어 가볍게 풀어보고자 했다.
Women talk about men and men talk about women. They are both fragile beings afraid of each other, fascinated by each other, and easily hurt by each other. This film is a light approach on the ridicules and irony of relationships.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흔히 판타지는 판타지 너머의 진실을 위해 우리에게 몰아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고는 한다. 그러면 판타지를 몰아냈을 때 판타지는 사라지는 것일까. 남궁선의 <남자들>은 가벼운 터치의 일상적인 드라마 속에서 다소 진지한 질문을 이끌어낸다.
영화는 지미와 하나, 유진이 남자들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판타지에 대해서 수다를 떨면서 시작한다. 하나가 일본 포르노의 사례를 들자, 지미는 이윽고 하나가 이야기한 것을 확인하려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한다. 그때 그녀는 자신이 누군가와 섹스를 했던 영상이 유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흥분한 지미를 말리려던 유진은 얼떨결에 다른 많은 친구들이 이미 그 영상을 봤다고 말해버린다. 지미는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간다.
영화는 그 후로 1부터 6챕터까지 번호를 명기하면서 선형적으로 지미의 하루를 보여준다. 각 챕터마다 지미는 과거에 잤던 남자친구들과 차례차례 만나서 누가 비디오를 찍었는지 심문한다. 그 과정에서 지미는, 그들 중 한명인 승훈이 자신의 외도에 대한 적개심으로 비디오를 찍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한 미안함과 동시에 치미는 분노에 술을 들이키게 된다. 지미는 같이 술을 마시던 유진에게 사귀자는 제안을 받지만, 고백한 시점이 불순하다며 거절한다. 이윽고 술에 취한 채로 걷던 그녀는 어딘가에서 쓰러진다. 사실상 이야기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되는 것은 지미 스스로가 죽은 줄 알고 컴컴한 화장실에서 혼잣말을 되뇌는 바로 이 5챕터이다. 이 시퀀스는 그동안 남자를 한명씩 만나던 것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시퀀스에서 단절하여, 내내 컴컴한 상황에서 기도를 하고 혼잣말을 하는 지미의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졌다(물론 여기서 지미가 자신이 제멋대로 죽었다고 추정하는 것은 1챕터에서 만난 아담이 예전에 지미와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가 죽었다고 말한 것이 잠재적으로 그녀에게 남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술에서 깨어 화장실에서 나온 지미는 거리를 걷다가 밤새 그녀를 찾던 유진을 만나게 되고, 살아서 다행이라며 그에게 안겨 입을 맞춘다. 남자들이 포르노에서 갖게 되는 판타지만큼이나 여자들은 여기서 그 판타지를 유지하게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하나는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으면 언제나 애교 넘치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며, 지미가 전전긍긍하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사생활이 폭로됨으로 인해 자신을 바라보는 다른 남자의 시선에 변화가 있을지의 여부이다. 여기서 남들이 자신에 대해 갖는 판타지란 그 무엇보다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너졌을 때 지미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너머로 나아가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물론 대답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아가긴커녕 지미는 모든 시퀀스(한 명의 남자 당 하나의 번호가 배분되어 있는 각각의 시퀀스), 상황, 가시적인 것에서 단절된 암흑을 맞이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모든 위기가 해소되는 것은 지미가 또 다른 남자, 유진과 포옹하는 순간이다. 참으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여기서 ‘너에게 다가가기 위해 얼마나 먼 길을 돌아와야 했는가’라는 <소매치기>의 유명한 대사가 떠오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이 여정은 판타지라는 것이 우리 삶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아닌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더 나아가 판타지야말로 지미를 ‘살아있게’ 해주는 근본적 요소가 아니던가. 모든 남자들에게서 물리적으로 벗어났을 때 지미를 덮치는 것은 그녀의 삶 전체를 위협하는 암흑이었다. 지미는 그 순간 하느님을 찾는다. 그런 그녀가 유진에게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며 입을 맞출 때 이는 사실상 미봉책으로서 환상을 끌어안는 행위가 아닌가. 지미가 깨달은 것은 더 나쁜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덜 나쁜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진과의 입맞춤이라는 다소 뜬금없는 결말이 납득이 되는 것은 그녀의 최종적인 대상이 유진이기 때문이 결코 아니라(유진은 다른 남자와 동일하게 하나의 챕터를 부여받았을 뿐이다), 또 다른 판타지로서 연애로의 이행이 그녀에게 무엇보다 다급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민호 (영화칼럼니스트)
감독정보

남궁선

NAMKOONG Sun

ssunni@gmail.com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2013
2009 <최악의 친구들> 2012 Short Shorts Film Festival, Tokyo
           2009 대단한단편영화제
           2009 정동진독립영화제
           2009 미쟝센단편영화제 최우수상
           2009 인디포럼
2007 <세상의 끝> 2009 인디포럼
         2008 Tamper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07 NYU Next Reel International Film Festival Filmmaker´s
            Choice Award
         2007 Image Forum, Japan
         2007 Karlovy Vary International Short Film Festival
         2007 전주국제영화제
스탭
  • 제작김순모
  • 시나리오남궁선
  • 촬영지윤성
  • 조명유석문
  • 편집박민성 , 남궁선
  • 미술감독장서희
  • 녹음김은정
  • 믹싱김은정
  • 의상김아름
  • 출연공예지, 이유영, 박근록, 장원형, 김대현

남자들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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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궁선 / NAMKOONG Sun
  • 2013
  • HD / 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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