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One Day

  • 비정성시 2
  • 김주일 / KIM Ju-il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
시놉시스
노래방 손님 K와 도우미 Y. 이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어떤 날.
연출의도
연민에 대하여…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때론 보여 지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좋은 영화는 화면 안의 여러 요소를 ‘헨젤과 그레텔’의 빵 부스러기처럼 활용할 줄 안다. 의미 없는 정보처럼 보이는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이야기가 들려주지 않은 다음 상황을 유추하고 인물의 감성을 상상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김주일 감독의 <어떤 날>에서의 사운드 활용이 그렇다. 이 영화는 20분 정도의 상영시간 중 절반이 넘는 시간동안 아무런 정보 전달을 하지 않는다. 관객이 목격하는 것은 손님 비위 맞춰주는 것에 지친 아가씨와 단란주점에 어울리지 않는 할아버지 손님이 어색한 듯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뿐이다. 대신 영화가 주어진 시간의 대부분을 들여 쌓아나가는 것은 어떤 정서다. 아가씨가 노래방 도우미 생활에 질렸다는 것, 할아버지가 이런 주점에 처음 와본 것처럼 보인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 카메라는 꽤 오랜 시간을 공 들여 두 인물의 동작을 관찰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할아버지는 어색하고 아가씨는 겉돈다는 것 정도다. 한데 신기하게도 이 정도 조각만으로도 영화는 성립한다. 각자의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공간에 녹아들지 못한 두 인물의 부조화를 통해 관객은 두 사람이 처한 상황과 조건이 아니라 그들 각자가 느끼고 있을 감정이 무엇일지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추측과 관찰은 두 인물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몸을 원하는 건지, 위안을 원하는 건지, 나를 싫어하진 않을지, 이 정도까지는 스킨십 해도 되도 않을지 등등 서로 상대를 추측하며 상황은 계속 변화한다. 이 같은 미묘한 변화를 노래방 노래를 통해 드러낸 것도 재미있다. 미쓰에이의 <유돈노미>, 어니언스의 <편지> 속 가사 같은 가사 인물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너의 진실 알아내고 난 그만 울어버렸네’ 같은 가사에서는 그 귀여움과 서글픔에 약간의 실소가 터질지도 모르겠다. 물론 장면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분위기와 사운드 활용만으로도 영화가 얼마나 풍성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영리한 영화다.
송경원 (영화평론가)
감독정보

김주일

KIM Ju-il

kji0441@naver.com

2013 <방과후>
2013 서울독립영화제
스탭
  • 제작김주일
  • 시나리오김주일
  • 조감독심정희
  • 촬영김현민
  • 조명이광희
  • 편집김주일
  • 녹음고성윤
  • 출연임형태, 조세희, 함혜영

어떤 날

One Day

  • 비정성시 2
  • 김주일 / KIM Ju-il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