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놉시스
- 피아노가 치기 싫어진 아이에게 피아노는 마치 자기를 잡아먹는 괴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피아노는 도망치는 아이를 마냥 쫓아다니며 전처럼 즐겁게 함께 놀기를 바라는데..
- 연출의도
- 이것은 2013년에 그렸던 ‘피아노와 소년’ 이라는 나와 나의 그림에 관한 연작 일러스트레이션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예술이나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느꼈을, 여느 연인 사이의 감정 변화와 크게 다르지 않는 그런 애착, 마음의 변화를 표현해보고 싶었다.
- 상영 및 수상
- 없음
- 리뷰
- ‘... 피아노 치기 싫어. 피아노가 날 잡아 먹을 것 같아’ 메트로놈의 소리와 함께 피아노 연주가 들려오는 집안에는 한 아이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피아노를 노려보고 앉아있다. 사실 무서운 존재가 아닌 피아노라는 것을 알지만 아이는 피아노를 피해 멀찍이 달아난다. 하지만 피아노는 아이를 따라 끝까지 달려온다. “(얘 나랑)같이 놀자”면서. 피아노를 외면하는 뜻에 따라 피아노는 아이를 놓아준다. ‘안녕’이라 외치며 심연으로 빠져드는 피아노, 그리고 자유로워진 아이. 결국 아이는 피아노와 영영 이별을 하게 될까? 사십여 년 전 어린이 바이엘 상권을 펼쳐놓고 처음 건반을 두드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남자 아이였던 나는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피아노를 배우기를 희망했고, 결국 바이엘을 거의 뗄 무렵 사라진 이미 호기심 때문에 그 이상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작품 속 아이처럼 피아노가 공포로 느껴지진 않았지만, 잔소리꾼 정도의 귀찮은 존재가 된 뒤 멀리하기 시작했다. 물론 세월이 지난 지금은 그것을 후회하고 있지만. 이현미 감독의 이 작품은 피아노와 아이의 밀도 당기는 관계를 들려준다. 어린 시절 배우기 시작하는 무엇인가가 어느 순간 부담으로 다가오고, 그것을 극복해 내는 과정을 짧은 시간동안 스크린에 펼쳐놓은 애니메이션으로 간략하게 들려준다. 간단한 선에 최소한의 파스텔톤 색감으로 처리한 화면에는 새, 고양이, 바람, 산과 들, 나무, 풀이 등장한다. 아이와 피아노의 대화도 자막으로 대신한다. 아이의 감탄사, 자연의 소리와 피아노 선율 외엔 아무것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품을 보는 관객들은 다양하고 깊은 색감과 음향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이현미 감독은 의도적으로 보고 듣는 것을 과감하게 생략했고, 관객들은 그의 바램대로 그 안에 감춰진 풍부한 색감과 소리를 엿들을 수 있었을 게다. 짧은 영상이지만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눈과 귀와 마음에 담아보길 바란다. 특히 작품의 마지막에 이르러 변화하는 아이의 모습은 어쩌면 사춘기를 극복하고 정갈하게 자신의 자리에 되돌아 왔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반드시 피아노가 아니더라도 자라면서 부딪히는 여러 갈등 속에서 성장한 한 인간의 모습으로.
정지욱(영화평론가) - 감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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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미
LEE Hyun-mi
elnyu@hanmail.net
2008 <이웃>
2008 웹애니메이션페스티발 우수상
2008 <등대>
2009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발
2008 홍익대학교 와우영상제 best anmation film상, best sound상 -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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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이현미
- 시나리오이현미
- 조감독이현미
- 촬영이현미
- 조명이현미
- 편집이현미
- 미술감독이현미
- 음악이현미
- 녹음이현미
- 믹싱이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