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사브라

Sab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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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비정성시 4
정대건 / JUNG Dae-gun
20114
HD / Color
00min 00sec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결손가정에서 자란 기석은 친구들과 랩을 하며 응어리를 풀곤 한다. 고등학교 진학 후 소원해진 한솔이가 랩을 하는 모임으로 기석을 찾아온다. 기석은 용기를 모으는 한솔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연출의도

스스로 용기가 필요했다.

상영 및 수상

2014 전주국제영화제
2014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리뷰

‘사브라. 사브라.’ 성공을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는 핑계로 폭력과 억압을 일삼는 아버지와 이제는 다른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린, 그리고 언제부턴가 전화조차 연결되지 않는 어머니. 목표도 희망도 없이 그저 의미 없는 일상에 지나지 않는 학교와 학원. 고등학교 삼학년 한솔이 갑갑한 현실에 맞서 할 수 있는 일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저 가끔씩 손가락을 꼬아 머리에 얹고 ‘용기’를 끌어 모으는 그만의 주문을 외우는 것과 오랜 친구 기석을 찾는 것 외에는. 하지만 거리에서 친구들과 랩을 하며 세상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려는 기석과 달리 한솔에겐 가슴 깊숙한 곳에 켜켜이 쌓인 분노를 랩에 실어 내뱉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어렵게 용기를 내 오랫동안 삭여온 분노를 랩에 실어 뱉으려던 한솔의 용기는 아버지의 폭력 앞에 다시금 무참히 꺾이고, 기석 역시 인터넷이 만든 가상의 공간 속 자신만의 세계에 숨어 혼잣말들을 쏟아내는 한솔을 이해할 수 없다.
어떤 꿈이든 꿀 수 있지만 아무 것도 꿈꿀 수 없는 아이들, 정대건 감독의 <사브라>는 무정한 세상을 향한 목소리 하나 내는 것에도 필사적으로 용기를 끌어 모아야 하고, 그렇게 용기를 내어 마주한 세상이 어쩌면 또 다른 좌절과 파국에 다름 아닐지도 모르는 지금 이곳의 아이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린다. 하지만 동시에 영화는 그럼에도 모든 용기를 끌어 모으라고, 그래서 스스로의 세상을 살아가라는 이야기한다. 사막의 척박한 기후를 견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사브라’처럼 어떤 역경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그렇게 살아 내라고.
모은영 (영화평론가)

감독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