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9일

September 9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1
  • 정혜진 / JUNG Hye-jin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조용한 바닷가, 중년 여자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를 시작한다. 중년 여자는 차례로 누군가를 찾아가고 오늘 그들에게는 약속이 있는 듯 보인다.
연출의도
격렬하게 몰아치는 감정이 아닌, 오래되어 무뎌졌지만 늘 내재되어 있는 감정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누군가를 향한 슬픔, 그리움, 사랑에 관한 감정들은 한순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처럼 시간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아닐까? 중년 여자에게 찾아온 사랑은 그가 떠난 후에도 그 자리에 남아 바다처럼 고요하게 홀로 깊어가는 것이다.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이제 막 어스름이 걷히고 햇살이 비춰오는 이른 아침, 적막 속에 새들의 작은 지저귐만 들린다. 한 중년 여성이 잘 마른 생선을 바구니에 담는다. 그리고는 마당에 걸린 빨래를 걷고, 목욕 바구니를 든 채 집을 나선다. 영화는 그녀의 하루를 담담하게 따라간다. 9월 9일, 그 날은 다분히 일상적인 날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녀에게 매우 특별한 날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평범함 속에 특별함을 담고자 하는 시도는 영화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집 밖을 나선 여인의 여정은 담담하게 진행된다. 목욕탕에 들르고 시장에 가서 떡을 사고 친한 동생들을 방문하는 행동들이 무슨 의미인지도 차근차근 드러난다. 특별히 어떤 캐릭터를 연기한다기보다는 본연의 일상을 영위하는 것처럼 보이는 배우들, 정적인 카메라와 정갈한 편집, 일상의 소리가 잘 담긴 사운드는 자연스레 조화를 이룬다. 이 평범함 속에 빛나는 순간들이 있다. 가령 작은 언덕과 바닷물이 잔잔히 흐르는 수평선이 만나는 곳에서 걸어오는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이나, 전을 부치고 있는 동생의 집에 방문했을 때 대문 틈 사이로 출렁이는 물결이 보이는 순간 같은 것들 말이다.
단편영화로는 매우 이례적일 정도로 느린 호흡을 지닌 이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나면, 제사를 지내는 밤 장면만 중요한 게 아니라 하루 동안의 여정을 통해 그 시간의 흐름을 감각하게 하는 게 더 중요했다는 것을 납득하게 된다.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의 시간의 흐름, 25분여에 달하는 러닝타임만큼의 시간의 흐름, 그만큼의 감정이 시나브로 쌓여간다. 한편, 아마도 이미 수차례 맞이했을 법한 그녀들의 9월 9일, 그 세월의 흐름은 그만큼의 내려놓음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만큼의 감정이 내면 깊숙이 스민다.
박영석 (미쟝센 단편영화제 프로그램위원)
감독정보

정혜진

JUNG Hye-jin

hyejin-379@hanmail.net

스탭
  • 시나리오정혜진
  • 조감독김예영
  • 촬영김예영
  • 조명김태영, 김찬우
  • 편집정혜진, 김예영
  • 녹음조수희, 최보경
  • 출연정행심, 엄미화, 강화숙, 문공식, 박말남, 조성집

9월9일

September 9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1
  • 정혜진 / JUNG Hye-jin
  • 2015
  • HD / Color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