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죽부인의 뜨거운밤

Sleepless Night With Bamboo Wife

3
예고편

절대악몽 1
이승주 / LEE Seung-ju
2014
HD / Color
00min 00sec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뜨거운 여름 어느 날, 홀로 사는 총각 소설가 ‘성재’는 우연히 집 앞에 놓인 죽부인을 발견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성재와 죽부인의 기묘한 동거.

연출의도

그 이름도 오묘한 죽부인에 관한 어떤 상상.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죽부인의 뜨거운 밤>은 ‘죽부인’이라는 오묘한 물체에서 시작된 상상력의 결과이다. 한국의 공포영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공포 장르 기반에 에로틱한 분위기를 섞어 매혹적인 느낌을 더했다. 젊은 소설가 ‘성재’는 우연히 집 앞에 버려진 죽부인을 발견하고 집으로 가지고 들어온다. 평소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죽부인의 매력에 빠져 더운 밤마다 죽부인을 찾는다. 하지만 성재의 등단을 도와주기 위해 날마다 그의 집을 찾아오는 여자후배에게 죽부인은 강한 질투심을 느낀다.
얼핏 스토리만 들으면 전래동화와 같은 느낌을 자아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상상을 초월하는 B급 공포영화에 가깝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화면을 감싸는 붉은 타이틀은 과거 할리우드 고전영화에서 보았던, 그것도 B급 영화의 느낌을 단번에 풍긴다. 동시에 이 영화는 끈적거리는 여름 밤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재현하여, 전기세가 없어 죽부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처지를 설득력 있게 만든다. 그리고 여기에 감독은 자신만의 상상력을 가미시켜, 고전설화의 구미호처럼 죽부인에게 인격을 부여한다. 성재를 두고 암투를 벌이듯 펼쳐지는 두 여인의 신경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죽부인의 행동이 과격하긴 하지만)은 과거 양반집의 처첩관계에서 발생했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는 이런 고전적 이야기에서 차용한 듯한 은유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때문에 영화는 표면적으로 에로틱한 공포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유머 코드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코미디 영화로 읽힐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어쩌면 이 영화의 감독은 주인공의 직업이 소설가라는 점에서부터 ‘상상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타고난 ‘재능’과는 무관하게 주어진 재료로부터 그것을 가공하고 즐길 수 있는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그렇게 상상력을 가진 관객과 감독이 모종의 암호를 주고 받으며 극장 한 구석에서 키득거릴 수 있길 고대하면서 말이다.
김고운 (미쟝센 단편영화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감독정보

이승주

LEE Seung-ju

reanimator2@hotmail.com

2013 <심야배송>
2014 제주영화제 우수작품상
2013 부산국제영화제
2012 <마지막 영화>
2010 <야간수업>
2011 서울 장애인인권영화제
2011 익산 장애인영화제
2010 장애인영화제 동상
2009 <화장실 무곡>
2008 <고요한 밤>
2009 부산 아시아 단편영화제
2009 부산 디지털 유니버시아드
2007 <꽃단장>
2008 부산 디지털 유니버시아드
2007 <내 담배>
2011 고양시 원테이크영화제
2007 <못 찾겠다 꾀꼬리>
2006 <먼 곳의 소녀>

스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