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sff.or.kr/msff/wp-content/uploads/2017/04/수지_스틸.jpg)
- 시놉시스
- 무술에 뛰어난 여고생 수지는 어느 날 봉사활동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난다.
- 연출의도
- 힘들어해야 할 사람은 수지가 아니다. 수지를 응원하고 싶다.
- 상영 및 수상
- 없음
- 리뷰
- 영화가 시작하면 마치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의 매기(힐러리 스웽크)처럼 복싱하는 여자 수지(박소담)가 등장한다. 하지만 수지에게 그것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길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방치했던 세상과의 싸움이다. 이미 첫 장면부터 무표정한 수지의 손목에 그어진 자살의 흔적을 보여주는데, 훈련을 끝내고 돌아간 집에는 널브러진 소주병들 사이로 엄마(김시정)가 잠들어 있다. 샌드백을 치는 수지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런 수지가 어느 날 사회봉사활동으로 방문하게 된 한 집에서 마치 아는 사람인 것 같은 한 아저씨(박병옥)를 마주친다. 그런 다음 함께 봉사활동에 나섰던 사람들과 헤어진 뒤 다시 그 집을 찾는다. 그리고는 “수지야 너 많이 컸구나”라고 말하는 그를 샌드백처럼 흠씬 두들겨 팬다. 별 말이 없던 수지가 성난 표정으로 “아무 것도 아니네”라고 말할 때의 전율이 온몸을 감싼다. 그 아저씨는 바로 어렸을 적 “엄마한테 말하지마”라며 수지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던 아버지였다. 맞아도 싼 인간이랄까. 아니, 그것으로도 부족하다.
수지는 체육관에서 배운 복싱을 링이 아닌 한 낡은 집에서 아버지를 상대로 써먹는다. 그처럼 수지와 관객의 분노 게이지가 동반 상승하고 있을 때 어린 수지(안예원)가 집으로 들어오는 환상(현재의 수지와 너무나도 닮았다)은 꽤 매력적이다. 쓰러진 아버지를 보며 “죽었어? 이제 안 오겠지?”라고 말하는 그 모습은 힘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에 대한 회한이자, 복싱을 시작한 이유에 포함됐을 것이 뻔한 그 분노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어쨌건 엄마는 예나 지금이나 눈을 감은 채 아무 것도 모른다. 그렇게 영화는 조용하고 힘 있게 수지를 감싸 안는다.
삽입곡 ‘달려라 하니’에 빗대 ‘달려라 수지’라 불러도 좋을 <수지>에서 배우 박소담은 소리 없이 강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최진성 감독의 <소녀>(2013),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2014) 등에 출연했고 현재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임필성 감독의 <마담 뺑덕>, 이원석 감독의 <상의원>에도 출연 중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의 박소담은 특유의 무감한 표정으로 쓰린 기억과 싸운다. 그러기에 남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어퍼컷을 날리는 그 모습이, 마치 갑작스런 액션영화로의 장르적 전환으로 느껴져 의아하기도 한데, 어쨌건 김신정 감독은 오해와 편견을 넘어 ‘수지를 향한 응원’이라는 태도를 잃지 않는다. 그래서 충분히 납득 가능한 유쾌한 결말이다.
주성철 주성철 (씨네21 기자) - 감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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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정
KIM Shin-joung
newyearsdayfilm@daum.net
2013 <2월 Still Winter>
2014 충무로단편영화제 미술상
2012 <소개팅 So, get him>
2012 전주국제영화제 모바일 부문
2012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 모바일 부문 -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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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조재인
- 시나리오김신정
- 조감독정석휘, 정임순
- 촬영박경원
- 조명박경원
- 편집김신정
- 미술감독김도연
- 음악원영균
- 녹음박종우
- 믹싱김영호
- 출연박소담, 안예원, 김시정, 정임순, 박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