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

The Mothers family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4
  • 조현훈 / CHO Hyun-hoon
  • 2013
  • HD / B&W
  • 00min 00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선경은 아버지가 두 번째 이혼을 하고 이민을 서두르자, 그의 전처에게 편지를 쓴다. 그리고 그녀는 수시 시험 때문에 잠깐 머물렀던, 그녀의 ‘오빠’가 사는 서울집을 떠올린다.
As SunKyeong´s father fails his second marriage and rushes to migrate, SunKyeong writes a letter to her stepmom. While writing a letter, SunKyeong reminisce about her times at her brother´s place in Seoul.
연출의도
서울, 그 우주의 빙하 같은 곳 위에 선 두 사람이 슬퍼지지 않을 방법.
Two of them, Standing above ice-cold universe, Seoul.
Searching to flee from sorrowness.
상영 및 수상
2013 인디포럼
2013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연기상
리뷰
고등학생 선경은 대학교 수시를 치루기 위해 서울에 있는 이복오빠 경훈의 집에서 5일간 머무르게 된다. <서울집>은 선경이 보낸 그 5일간의 기억을 되돌아보며 그녀의 작은 꿈을 살포시 보여준다. 그 꿈은 한국을 떠나는 선경이 수신자 없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로 듬성듬성 내비쳐진다. 오랜만에 만나 다소 어색하게 시간을 보내던 선경과 경훈은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둘은 술에 마시고 취한 채 계단의 난간에 기대어 이 집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한다. 10년간 친밀하게 살았다는 할머니와 하숙생의 이야기는 선경에게 서로 다른 가족이라는 정체성 없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유토피아적인 관계를 꿈꾸게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다음날 종종 둘 사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알 수 없는 벽이 형성되고는 한다.
영화는 보이스 오버의 화자 선경이 쓰는 편지가 발화되는 시점과, 현재시제로 진행되는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영화라는 매체는 이미지로 진행하는 이상 필연적으로 현재시제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 덧입혀진 선경의 보이스 오버는 현재적으로 진행되는 이미지들을 과거의 기억으로 만든다. 현재시제의 보이스 오버에 따라 흑백의 이미지는 소환된 기억이 된다. 우리는 현재의 선경이 처한 상황에 의거해서 이미지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 이 이야기의 결과를 알고 있다. 선경은 아마 다시금 경훈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다. 더욱이 보이스 오버에서 내비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보여지는 과거의 이미지가 행복한 기억이었음을 유추하게끔 한다. 목소리와 이미지는 여기서 서로 부재하는 영역을 더욱 드러낸다.
물론 이 기억은 다다를 수 없는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은 않다. 그리고 그 행복한 기억에 파열음을 내는 것은 개별화된 존재로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던 그들에게 서로의 정체성에 대한 재확인이 이루어지면서이다. 선경이 서울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그녀는 휴대폰이 꺼진 채로 사라진다. 카메라는 급작스러운 핸드헬드로 시끄러운 밤거리를 걷는 경훈의 뒷모습을 따라간다. 이어서 정적이 흐르는 공간에서 엄마의 전화를 받는 경훈의 모습이 나온다. 걱정된 엄마는 그녀를 빨리 찾으라며 다그친다. 이윽고 다시 거리를 거니는 경훈의 모습이 나온다. 카메라의 불안정한 움직임과 동시녹음된 소음의 갑작스런 침입은 정적으로 진행되던 영화의 리듬에 타격을 가하며 행복해보이던 과거의 기억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잠시 후 집으로 돌아온 선경에게 경훈은 엄마가 걱정한다며 화를 낸다. 선경은 자신은 엄마에게 서울에 온다는 사실 자체를 말한 적이 없다며 어떤 엄마를 말하는지 묻는다. 둘은 다시금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감만을 확인할 뿐이다.
영화의 마지막, 우리가 보는 것은 그들이 함께 했던, 하지만 이제는 비어있는 공간들이다. 그것은 지나간 기억이지만, 행복했던 시간적 지층을 간직하고 있기에 현재를 더욱 더 부재하는 영역으로 만들고 있다.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에서 보듯이 현재는 그 어떤 육체도 없는 목소리만으로 자신을 지시하고 있다. 과거만을 보여주는 <서울집>이 강하게 환기시키는 것은 역설적으로 부재하는 현재이다.
이민호 (영화칼럼니스트)
감독정보

조현훈

CHO Hyun-hoon

wooyaggo1@naver.com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2012 <상어의 계절>
2007 2008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2008 젊은영화제
            2008 SMF영화제 우수상
스탭
  • 제작부서영
  • 시나리오조현훈, 임대형
  • 조감독하지혜
  • 촬영최한솔
  • 조명최한솔
  • 편집조현훈
  • 미술감독전석환
  • 녹음임대형
  • 출연김창환, 박주희, 임대형, Joe Turley

서울집

The Mothers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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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훈 / CHO Hyun-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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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 / 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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