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辛 소림사 주방장

The Shaolin Chef 2

4만번의 구타 1
이경식 / LEE Kyung-sik
2012
HD / Color
00min 00sec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상도4동 재개발구역을 외로이 지키는 소림사(반점)주방장 비홍. 폐지 모으는 동네할머니를 뺑소니 치고 달아나는 악당을 끝까지 쫓아가 혼내준다.
Bi-hong is a chef of a Chinese restaurant called Shaolin and he is one of the few who chose to stay in reconstruction district of Sangdo-4-dong. He witnesses a hit-and-run on an old lady who collects wastepaper and chases the bad guy.

연출의도

세상을 위기에서 구하는 진짜 영웅은 어쩌면, 할리우드 영화 속의 특별한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마음 따뜻한 이웃 중의 하나가 아닐까..
The real hero who saves the planet could have been living next door all along, not in Hollywood superhero movies.

상영 및 수상

2012 영화진흥위원회 기술컨퍼런스

리뷰

그의 이름은 비홍. 재개발 지역의 한산한 중국집 ‘소림사’의 주방장 겸 배달원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그이기에 할머니를 치고 사과 한 마디 없이 달아난 정체불명의 오토바이 괴한을 용서할 수 없다. 괴한을 쫓아 악의 무리를 일망타진한 그. 오늘도 그는 ‘순간이동’을 모토로 철가방을 들고 신속배달에 나선다. 소림사의 명예와 동네의 평화를 위해.
이경식 감독의 <辛 소림사 주방장>은 ‘소림사 주방장’, ‘무림의 숨은 고수’ 같은 무협영화의 익숙한 코드를 현재의 한국, 그것도 재개발이 진행 중인 서울 변두리 동네 한 복판으로 가져와 유쾌하게 변주한 작품이다. 담배를 피우려는 사장과 이를 말리는 비홍의 실랑이를 무술 대결이라도 벌이듯 ‘합’을 맞춰 구성한 장면이나, 재개발 지역의 좁은 골목길을 배경으로 쫓고 쫓기는 오토바이와 전동 퀵보드의 추격 씬, 허름한 창고에 차려진 악당의 본거지에서 벌어지는 악당들과의 싸움, 그리고 한 명 한 명씩 승부를 벌인 후 마침내 최고 고수와 벌이는 최후의 승부까지, 영화는 소림사와 이소룡, 성룡에 이르는 7~80년대 홍콩 무협영화를 공식과도 같았던 장면들을 2013년 서울의 변두리 공간에서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특히 의자, 정리대 같은 창고 안의 다양한 일상적 소품을 활용한 비홍과 악당들과의 싸움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화려하지만 인위적인 최근의 여타 액션 장면들과는 달리 배우의 몸과 몸이 만들어낸 이른바 ‘합’을 맞춘 아날로그 액션만이 가능한 볼거리와 쾌감을 선사한다. 영화는 한국 관객으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고 체화되어 온 홍콩 무협영화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에게 진짜로 필요한 영웅의 모습을 제시한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국집 배달원, 하지만 그야말로 무림의 숨은 고수였으니 오늘도 동네의 평화와 동네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야말로 우리 시대 진정한 영웅이 아니겠는가라고 말이다. 극장과 비디오를 통해 소림사와 이소룡, 성룡에 이르는 7~80년대 홍콩 무협영화를 섭렵했던 이들이라면 그저 무장해제하고 애정을 보낼 수밖에 없는 영화.
모은영 (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래머)

감독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