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The Uninvited

  • 4만번의 구타 1
  • 이재의 / LEE Jae-ui
  • 2014
  • HD / Color
  • 00min 00sec
시놉시스
늦잠을 자던 정태는 딸이 친구를 데려와 잠에서 깬다. 그런데 정태는 딸의 친구가 낯이 익다. 그녀를 피해 정태는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나갈 수가 없다.
연출의도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불안은 끊임없이 지속된다.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늦잠을 자던 정태(이규준)의 집으로, 여고생 딸 혜진(김예다)이 친구 유나(최윤라)를 데려온다. 아내 정희(이상민)는 집에 밥이 없으니 나중에 딸과 같이 음식을 시켜먹으라는 쪽지만 남겨두고 집을 비운 상태다. 그런데 정태와 유나가 집안에서 마주치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유나가 정태를 알아보는 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고, 당황한 정태는 일도 없으면서 괜히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려 한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인터넷 ‘조건만남’을 통해 몇 번 만난 사이인 것. 급기야 그런 와중에 아내도 귀가해서 다 함께 식사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딸과 아내는 그 식탁 위에 흐르는 ‘뻘쭘함’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기에, 아니 전혀 신경 쓰지 않기에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이처럼 한 공간 안에서 무언가를 감추고 진행되는 이 이야기가 느슨하지 않게 흘러가는 것은, 유나를 연기한 배우 최윤라의 노련하고 매력적인 표정 덕이다. 정태가 포함된 가족사진을 쳐다보며 “언제 찍은 거야? 귀엽네”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고, “우리 혜진이는 그런 애 아니지?”라는 정태의 몹쓸 얘기에 순간 경직되는 얼굴은 그야말로 서늘하다. 유나가 어떤 이유로 조건만남을 가진 것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지만, 어쨌건 못난 아버지이자 남자인 정태에 비해 유나는 몇 배, 몇 십 배 더 어른스러운 ‘인간’이다.
이재의 감독의 <불청객>은 얼핏 원조교제를 그린 작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아저씨’와 ‘여고생’의 관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세태를 풍자하려고 ‘날’을 잔뜩 세운 영화도 아니다. 아니, 감독은 끝까지 정확한 그 무엇을 슬쩍 감춰두려는 것처럼 보인다. 생각해보면 세상사람 모두가 자신의 진실을 다 끄집어내지 않은 채 살아가고, 친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말 못할 비밀이 숨어 있다. 그냥 적당히 비워져 있는 그런 상태로 각자 알아서 살아가는 것이다. 둘도 없는 친구처럼 보이는 혜진은 유나의 비밀에 대해 몰랐고, 지나칠 정도로 유나에게 호의를 표하는 혜진의 엄마조차 별 생각 없이 유나를 유미라 잘못 부른다. 특히 후자는 세상 어른들의 무관심을 슬쩍 드러내고 지적하는 멋진 디테일이다. 그런 감독의 세공술을 보고 있으면, 애초에 쪽지에 있었던 지시사항을 뒤늦게 확인하는 아내의 “쓰레기 내놨어?”라는 얘기의 ‘쓰레기’가 정태를 지칭하는 것은 아닌지, 관객도 유나처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감독정보

이재의

LEE Jae-ui

jfly12@hanmail.net

스탭
  • 제작김한슬
  • 시나리오이재의
  • 조감독김유준
  • 촬영김주인
  • 조명유재현
  • 편집이재의
  • 음악박현웅
  • 녹음김준용
  • 믹싱박재련
  • 출연이규준, 최윤라, 김예다, 이상민

불청객

The Uninvited

  • 4만번의 구타 1
  • 이재의 / LEE Jae-ui
  • 2014
  • HD / Color
  • 00min 00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