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준비

Jane, we know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2
  • 이윤형 / LEE Yun-hyung
  • 2013
  • HD / Color
  • 23min 53sec
시놉시스
캐리어를 손에 쥔 재인은 벽화가 가득한 낡은 동네를 방문한다. 겨울, 마주치는 사람들, 들어갈 수 없는 집 하나. 재인은 갈 데가 없다.
Jane stops by at an old town full with wall paintings. Winter, strangers, a house that seems abandoned. Jane has nowhere to go.
연출의도
매 순간 쓸쓸함과 마주한다. 무언가 붙잡고 싶지만 용기내기 어렵다.
We face solitude every second. We would like to hold onto something, but it takes much courage.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어느 추운 겨울날, ‘재인’은 가방을 끌고 어느 집 앞에서 멈춰 선다. 가방에 묶어둔 열쇠를 풀어 대문을 열려다가 주춤하고 뒤돌아선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그녀가 왜 그 집 앞에서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아마도 짐작컨대 그것은 그녀가 이 동네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게 된 사연과 맞물려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떠남과 회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그 집에 들어가는 것을 망설이며 그녀는 하루 종일 그 동네를 맴돌 뿐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과거의 인연들과 우연히 다시 만나고 더불어 새로운 인연들과도 조우한다. 그들은 모두 재인에게 지나칠 정도로 호의적이다. 같은 과 선배로 보이는 남자는 그녀에게 반가움을 표하면서 쉴 새 없이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녀가 예전에 이 동네에 살았었고 미술을 전공하면서 동네에 꽃무늬 벽화를 그렸던 과거의 이력은 모두 그의 입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이다. 그러나 정작 그의 핸드폰에는 그녀의 전화번호가 없다. 반면에 그녀는 자신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 역시 그녀의 신상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재인의 후배로 보이는 한 여자 역시 호들갑을 떨며 그녀를 반겨주지만 사료를 먹여야할 고양이보다 그녀는 뒷전인 것 같다. 이 밖에도 과제를 하는 학생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재인에게 접근해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창조물이라며 전도를 하는 여자도 막상 길가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재인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 그리고 그녀와 몇 번 마주친 것을 인연으로 간주하며 그녀의 가방을 찾아주고 과도하게 친절을 베풀며 일방적으로 이제 친구임을 공표하는 남자도 재인에게는 탐탁치가 않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실리나 습관에 따라 너무나 쉽게 ‘영혼 없는’ 친절을 베푼다. 이 영화는 우리가 살아가며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한편의 우화이자 인생의 축소판이다. 우리는 평생 어딘가를 떠나고 또 어딘가로 돌아간다. 그 이유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또한 그 와중에 셀 수 없이 많은 인연들이 우리를 스쳐지나간다. 아마도 그녀가 차마 들어가지 못하는 그 집에는 그녀가 소중히 생각하는 인연이, 그리하여 그만큼 용기가 필요하고 신중해야만 하며 상처를 감내해야만 할 그런 인연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경태 (영화칼럼니스트)
감독정보

이윤형

LEE Yun-hyung

mycocoadays@naver.com

건국대학교 영화전공
스탭
  • 제작배소원
  • 시나리오이윤형
  • 조감독이태영
  • 촬영김태양
  • 조명김태양
  • 편집곽기봉
  • 미술감독문지윤
  • 음악이윤형
  • 녹음김완
  • 출연박예영g, 김이정, 배유람, 김혜진, 곽기봉, 임영우

월동준비

Jane, we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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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2
  • 이윤형 / LEE Yun-hyung
  • 2013
  • HD / Color
  • 23min 53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