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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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의 거장, 허진호 감독을 만나다.

글 : 윤승현 / 사진 : 김지영

 

한국 멜로드라마의 축복이라는 찬사를 듣는 한 감독이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그 주인공. 허진호 감독은 장편과 단편을 넘나들며 연출하는 몇 안되는 감독이다. 특히, 미쟝센 단편영화제와는 명예집행위원으로서 자리를 빛내며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개막식에도 참석한 허진호 감독은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설렘’이라고 표현하면서 젊은 감독들의 신선한 영화를 기대한다는 말을 전한바 있다.

 

이번 ‘국내초청부문-허진호 단편 특별전’에서는 5편의 단편영화와 1편의 단편영상, 총 6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허진호 감독만의 섬세함과 세세한 연출은 장편에서 뿐만 아니라, 단편에서도 빛을 발한다. 1992년 작 <사랑이 죄인가?>, 1993년 작 <고철을 위하여>뿐만 아니라 <따로 또 같이>, 배우 윤진서와 이진욱이 출연한 <나의 새 남자친구>, 배우 김강우, 차수연이 출연한 <나 여기 있어요>가 상영된다. 모두 멜로를 나타내는 듯 보이지만 결국 인간에 대한 사랑과 본질을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으로 허진호 감독이 지향하는 바가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특히 허진호 감독이 직접 작업한 단편 영상물 <제 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트레일러>도 만나볼 수 있다. 연출 초기작부터 장편 영화 감독으로 성공한 뒤 만들어진 작품까지 허진호 감독 단편 특별전은 개막전부터 이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영화제 첫 날, 롯데시네마 홍대입구는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찾은 관객들로 가득했다. 그 중에서도 금요일 저녁시간이지만 상영관을 가득 메운 건 바로 ‘국내초청부문-허진호 단편 특별전’이다. 관객들은 쉽게 만날 볼 수 없는 허진호 감독의 단편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상영관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단편 특별전이 상영된 후, 곧 바로 <허진호 감독의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됐다. 마스터클래스는 기존 관객과의 대화 시간보다 더 늘려 감독과 영화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가 오고갈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다. 이 날 허진호 감독의 마스터클래스에는 특별히 최동훈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허진호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동훈 집행위원장은 “실제 상업영화를 찍는 감독 중 단편영화를 찍은 감독이 많지 않아, 소중하다.”는 말과 함께 “한국영화사의 걸작 <8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을 이렇게 소개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다.”라며 마스터클래스에 대한 기대감을 비췄다.

 

모더레이터로는 씨네21 김지혜 기자가 맡았다. 허진호 감독은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되는 동안 그동안의 단편 영화 작업들을 추억하며 회상에 잠기기도 했고, 관객들의 질문에 유쾌하게 혹은 깊이 있게 답변하며 한국 영화계 거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1시간가량 진행 된 마스터 클래스는 허진호 감독의 단편 영화를 통해 지난 역사를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었음이 분명하다.

 

장편 영화 감독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단편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놓지 않는 허진호 감독. 몇 십 년이 지났지만 관객들에게 여전히 기억되고 있는 허진호 감독의 단편 영화는 앞으로도 계속 여운을 남길 것이다.

이번 특별전을 함께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긴 이르다. 7월 4일 화요일 저녁 상영이 예정되어있으니 폐막 전 ‘국내초청부문-허진호 특별전’으로 진한 감동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