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개막을 축하하는 자리에 집행위원, 심사위원, 명예 심사위원이 함께했다. 이전처럼 관객도 개막작도 없이 모두가 한 장소에 모이는 것조차 어려워 간소화되고 비교적 조용한 개막 촬영 현장이었지만, 개막을 축하하고 영화제를 응원하는 마음만큼은 변함없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올해는 응원하는 마음이 더욱 컸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개막 축하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방문한 모든 이들은 발열체크를 하고 방문기록을 작성한 후 손세정제를 사용했다. 포토월 촬영이나 인터뷰 시간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스태프들 모두가 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개막 풍경이 낯선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였지만, 영화제 포스터에 사인, 포토월 촬영, 인터뷰 순으로 행사는 원활하게 진행됐다.
집행위원장인 이경미 감독은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렇게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열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쁘다고 했다.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졸업작품을 출품하던 일을 얘기하며 당시 영화계 선배들의 격려를 통해 성장했다며 후배들에게도 응원과 지지의 뜻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막 촬영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스태프에게도 수고한다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부집행위원장인 전고운 감독과 이상근 감독 또한 참석했다. 이상근 감독이 다양한 포즈와 밝고 힘찬 제스처를 취하는 반면에 전고운 감독은 그의 옆에서 매우 쑥스러워 하며 포즈와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에 현장 분위기가 유쾌해졌다.
상임집행위원인 이수진 감독, 우문기 감독, 한준희 감독 또한 참석하여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수진 감독은 과거 세 편의 영화를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상영했고 당시 GV 행사가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그때의 시간들은 다음 작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그는 현장 GV 행사가 없는 올해 영화제에 대해 SNS 코멘트나 댓글을 이용하여 단편영화 감독을 향한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 또한 개막 촬영 현장을 찾았다. 같은 섹션의 심사위원들은 함께 포토월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정성시’ 섹션의 심사위원으로 작년 세계적으로 많은 수상을 거두며 큰 사랑을 받은 독립영화 <벌새>의 김보라 감독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담아내어 많은 공감과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이 참석했다. 시종일관 서로 친근한 모습을 보이고 심사기준에 대해 진지한 태도로 답변하는 두 사람의 모습으로 인해 이번 심사가 더욱 기대가 되었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섹션의 심사위원으로는 여러 단편영화를 시작으로 장편영화 <메기>까지 독특하고 흥미로운 영화들을 만드는 이옥섭 감독과 퀴어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담아낸 영화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이 참석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맡은 섹션의 영화들이 전부 좋은 영화들이라고 강조하며 상영작에 대한 기대를 안겼다.
‘희극지왕’의 심사위원으로는 한동안 극장을 뜨겁게 달군 유쾌한 재난 액션 영화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과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일리시한 범죄 액션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이 참석했다. 두 감독은 모두 심사기준을 묻는 질문에 ‘재밌는 영화’를 뽑겠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재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절대악몽’ 섹션의 심사위원으로는 현실적인 공포감이 큰 스릴러 영화 <도어락>의 이권 감독이 참석했다. 그는 심사하는 과정에서 자신 또한 좋은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심사기준을 묻는 질문에 단편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개성’과 함께 얼마나 무서운지를 기준으로 평가하겠다고 했다.
집행·심사위원 인터뷰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이들 대부분이 과거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직접 만든 영화를 출품한 이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도 치열하게 단편영화를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이들은 집행위원과 심사위원이 되어 단편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을 응원하고 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단편영화만을 다룬다는 점에서 개성있는 영화제, 국내 영화인들이 모이는 축제의 장이자 국내 영화인들의 중요한 발판이다.
이번 영화제의 새로운 명예 심사위원들도 참석하여 영화제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비정성시’ 섹션의 명예 심사위원인 이지은 배우는 단편영화를 좋아하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단편영화를 응원한다고 했고,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섹션의 심사위원인 오정세 배우는 단편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희극지왕’ 섹션의 심사위원인 임윤아 배우는 신선함, 다양한 소재, 다채로운 시선, 짧은 시간 안에 깊이 있게 다루는 메시지를 단편영화의 매력으로 꼽았다. ‘절대악몽’ 섹션의 심사위원인 이정은 배우는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해 상영작을 보겠다고 답했다. ‘4만번의 구타’ 섹션의 심사위원인 이제훈 배우는 심사기준을 묻는 질문에 이야기의 재미가 1등이라고 답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후원사인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 안세홍과의 인터뷰도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진행됐다. 그는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신인감독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고 영화제가 배출한 감독들은 세계에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고 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애쓰고 있는 집행위원, 스태프, 자원봉사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개막 축하 촬영에 참석한 이들 모두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영화제가 온라인 개최되는 것을 안타까워 했지만, 현장에서 영화를 관람할 때와 달리 온라인으로 관람할 때의 장점이 분명 존재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올해 영화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