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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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해피 엔딩, 네버 엔딩!

글 : 김민비, 변예주, 이수빈, 조수경, 차민주 / 사진 : 이가영, 허은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정적만이 남은 상영관을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가득 채워 준 이들이 있었다. 어둠 속에 숨어 있던 관객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서 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 展’ (Mise-en-scéne Short Film Festival)의 폐막식은 고마운 관객들에게 질문을 건네 보기로 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늘 질문을 받기만 했던 감독들이 오늘은 대답을 기다렸다. 우리는 59편의 영화를 되돌아보며, 그 어느 때보다 길었던 일주일을 정리할 수 있었다.

폐막식은 7월 3일 수요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되었다. 사회를 맡은 진양혜 아나운서의 친근한 인사를 시작으로 결산 보고의 시간이 있었다. 이번 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개ㆍ폐막 제외 총 57회의 상영 중 17회차 매진으로 91%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개성 넘치고, 매력 있는 작품을 상영할 기회를 준 감독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는 순서가 있었다. 59명의 상영작 감독 중 <눈치돌기>의 김현 감독이 대표로 감사장을 받았다. 최고의 무빙 셀프 포트레이트를 제작한 감독에게 주는 상 ‘The Best of Moving Self-Portrait 2019’는 <미수금>의 유훈영 감독에게 돌아갔다.

다음으로는 59편의 경쟁부문 상영작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 및 수상작 발표가 있었다. 이해영 심사위원장은 심사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사뭇 다른 성격의 작품을 파격적으로 선택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이 심사 결과가 회자되게 만들고 싶다는 야심을 가지고 참여했다”고 말하며, “누가 봐도 상을 줄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고, 그 중에서 한 편을 골라내는 것만으로도 어렵고 치열한 과정들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와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일정이 겹친 점에 대해 사과하고, 향후 두 영화제 간의 상생을 약속하기 위해 마련된 우정상 ‘부천 판타스틱 특별상’은 정인혁 감독의 <냉장고 속의 아빠>,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에게 주어지는 ‘I LOVE SHORTS! 관객상’은 김현 감독의 <눈치돌기>에게 돌아갔다. 미쟝센이 돋보이는 작품을 격려하기 위해서 아모레퍼시픽에서 마련한 미쟝센 특별상의 편집 부문 수상작은 박세영 감독의 <캐쉬백>, 올해 신설된 안무 부문 수상작은 BEFF 감독과 이정은 안무 감독의 <유월>이 됐다. 김덕근 감독의 <나의 새라씨>와 장유진 감독의 <밀크>, 여선화 감독의 <별들은 속삭인다>가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특별상 연기 부문에서는 <나의 새라씨>의 오민애 배우, 그리고 <주근깨>의 권영은 배우가 영광을 안았다.

다음으로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주인공격이라 할 수 있는 장르별 최우수 작품상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약 18년 간의 전통을 따라 비정성시 장르가 그 스타트를 끊었다. 비정성시 심사위원의 윤가은 감독과 명예 심사위원의 고아성 배우가 발표를 맡았다. 긴장 어린 침묵이 내부에 감돌았고, 윤가은 감독과 고아성 배우의 “심사위원 세 명의 만장일치로 빠르게 결정이 되었다. 오랜만에 좋은 단편영화를 봤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는 심사평과 함께 수상작이 호명되었다.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 김용천 감독의 <안녕, 부시맨>이다. 김용천 감독은 “촬영을 시작할 때 즈음부터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고, 미쟝센 세럼을 꾸준히 발랐다. 세럼의 기운 덕택인 것 같다”며 유쾌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나아가 배우와 스태프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비정성시를 대표해서 받았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수상이 진행되었다. 최우수 작품상은 심사위원 이윤정 감독과 명예 심사위원 류덕환 배우가 발표를 도왔다. 이윤정 감독은 “감정의 깊이가 깊은 영화, 좋은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모든 감독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수상작은 <주근깨>. 이를 연출한 김지희 감독은 “학생 때 이후로 상을 처음 받아본다”며 수상의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시나리오에 비워져 있었던 부분을 메워준 배우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녀는 옆에서 <주근깨>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친구와 동기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나, 뭘 먹고 살아야 하나, 라는 고민을 했는데 저를 지지해 주신 순간이 있었다고 기억하며 좋은 것을 쓰고, 보고할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희극지왕 장르의 수상으로 이어졌다. 희극지왕 최우수 작품상은 심사위원 민규동 감독, 우문기 감독 그리고 명예 심사위원 문소리 배우가 발표했다. 발표 전 심사위원 민규동 감독은 “만장일치로 선정된 작품”이라고 언급했으며 명예 심사위원 문소리 배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짓게 만들며,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코멘트했다. 수상작으로는 BEFF 감독의 <유월>이 호명됐다. BEFF 감독은 “‘이게 영화가 맞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꾸준히 던졌었는데 영화 맞다고 인정해주신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며 벅찬 마음으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머니가 저를 낳으시고 전신 경화증이라는 불치병에 걸리셨다”며 “어머니를 많이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BEFF 감독은 영화 제작을 도와준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언급하며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앞으로 더 이상한 영화를 많이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켜봐 달라”는 말을 덧붙이며 소감을 마쳤다.

절대악몽 심사위원 엄태화 감독, 한준희 감독은 시상하기에 앞서 <공허충>, <매몽>을 특별 언급하였고 “12시간 회의의 주범이 되었다”라며 말을 덧붙였다. 엄태화 감독은 수상작에 대해 “세상을 바라보는 염세적 시선 아래 인간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다”라는 평을 남겼다. 가장 큰 논쟁이었던 절대악몽 최우수 작품상은 나영길 감독의 <양>에게 돌아갔다. 나영길 감독은 “시나리오가 나오고 영화가 제작, 상영되기까지 3년 정도 걸렸다. 마음고생도 하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걸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용기를 내서 완성했다.”라며 그간 힘들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제 영화를 싫어하실지언정 제가 영화를 만드는 것에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고, 힘든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과 현장에서 이상한 디렉션을 견뎌내느라 고생하신 스태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제 삶의 가장 큰 모티브이자 애증의 대상인 하나님께 이 영광을 돌린다.”라며 수상소감을 마쳤다.

4만번의 구타의 심사위원 이해영 감독은 “한 작품이 모든 작품보다 독보적으로 좋았다기보다는 끝까지 치열하게 우열을 다퉜다.”라고 밝히며, 시상에 앞서 “장르적으로 가장 세련되고 끝내주는 영화였고, 상을 안 주기 애매할 정도로 너무 잘 만들었다”라는 극찬을 남겼다. 최우수 작품상의 영광은 한지수 감독의 <캠핑>에게 돌아갔다. 한지수 감독은 네 명의 배우와 프리 프로덕션부터 후반 작업까지 참여해 준 모든 스태프, 그리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영화를 하면서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있었는지 생각해 봤다. 아직 답은 찾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영화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 따끔한 조언과 질타도 받고, 과분한 칭찬도 받았던 순간들, 그러다가 어떻게 또 상을 받는 이런 순간들이 결코 영화를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겠지만, 영화를 해나갈 때 많은 위로가 될 것 같다.”라며 ‘미쟝센 영화제가 배출한 감독’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17회까지 총 4번의 대상작이 나왔던 바, 초미의 관심사였던 제18회 대상작은 아쉽게도 없었다. 이해영 심사위원장은 “본선에 진출한 모든 감독에게 대상의 영광을 돌리겠다”라는 말을 남기며, 내년을 기약했다.

 

영화제를 위해 밤낮으로 고생한 스태프와 V-CREW가 무대에 올라 박수를 받는 것으로 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한여름 밤의 꿈 같은 항해를 끝마치게 됐다. 감독과 관객 모두에게 빛나는 순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 본다.

 

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은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총 7일간 CGV용산아이파크몰과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진행되었다. 영화제 기간 중 극장을 방문하기 어려웠던 관객을 위해 상영작 중 일부는 네이버 V앱의 V SCREEN 채널에서 7월 8일부터 8월 7일까지 약 한 달간 만나볼 수 있다.

 

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수상작

최우수 작품상
비정성시(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김용천 감독 <안녕, 부시맨>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드라마) : 김지희 감독 <주근깨>
희극지왕(코미디) : BEFF 감독 <유월>
절대악몽(공포, 판타지) : 나영길 감독 <양>
4만번의 구타 부문(액션, 스릴러) : 한지수 감독 <캠핑>

심사위원 특별상
김덕근 감독 <나의 새라씨>
장유진 감독 <밀크>
여선화 감독 <별들은 속삭인다>

심사위원 특별상 연기부문
<나의 새라씨> 오민애 배우
<주근깨> 권영은 배우

미쟝센 편집상 박세영 감독 <캐쉬백>

미쟝센 안무상 <유월>의 이정은 안무 감독

I LOVE SHORTS! 관객상 김현 감독 <눈치돌기>

The Best of Movig Self-Portrait 2019 유훈영 감독 <미수금>

부천 판타스틱 특별상 정인혁 감독 <냉장고 속의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