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

Him

  • 4만번의 구타 1
  • 김연조 / KIM Yun-jo
  • 2017
  • DCP / color
  • 20min 7sec
시놉시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박성호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임신을 한 아내 부 후옹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찍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집에서 발견한 것은 피범벅이 되어 어눌한 한국말로 2명의 남자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말을 하는 후옹. 박성호는 분노와 슬픔을 억누르며 후옹을 트럭에 태우고 병원으로 달린다. 그렇게 병원으로 달리던 중 후옹이 어떤 남자를 가리키며 미친듯이 "저 사람!" 이라고 반복하며 소리를 지른다. 박성호는 갈등을 하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 남자를 죽여버린다. 그리고는 2번째 남자를 찾아 나선다. 후옹은 다시 한 번 어떤 남자를 보고는 "저 사람!" 이라고 반복하며 소리를 지른다. 박성호는 그 두 번째 남자를 바라보며 트럭을 세우고 낫을 들고 내리는데……
연출의도
이성과 광기의 사이. 그 사이를 보여주고 싶었다.
상영 및 수상
World Primiere
리뷰
어비리. 영화 <저 사람>의 배경으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 위치한 마을이다. 영화의 도입부에 나오는 어비리의 인서트 컷들이 을씨년스러우면서도 정겹다. 촌스러운 간판을 단 나지막한 1층짜리 가게들과 낡고 버려진 건물들은 영락없는 한국 시골 읍내의 풍경이다. 주인공 성호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익스트림 롱 쇼트로 찍힌 어비리의 풍경도 인상적이다. 성호의 트럭 뒤로 보이는 커다란 이동 저수지 때문이다. 나들이를 가본다면, 이 영화의 장르인 스릴러의 배경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 느껴질 것 같다. ‘어비리’라는 말의 어감도 재미있다. “사장님, 어비리에 땅 좀 있습니까?”라고 묻는 부동산업자의 동그랗고 퀭한 눈이나, 성호가 동네 형님 최선박을 보며 “저렇게 어리벙벙하니까, 마누라가 바람이 나지.”라고 하는 이야기는 어쩐지 ‘어비리’와 어울린다. ‘어비리’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인물들의 위상 전환이 흥미롭다. 땅을 팔라며 성호의 철물점을 찾은 부동산업자의 수상한 서성임이나 최선박이 사들인 낫과 삽, 마대자루는 이들이 사건의 주체가 되고, 성호는 사건의 연루자 혹은 대상이 될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그러나 영화는 주체와 대상의 위치를 바꾼다. 성호는 사건의 주체가 되어 최선박 대신 낫을 들고, 부동산업자는 그 낫을 맞는 대상이 된다. 이러한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계기는 성호의 아내, 부우홍에게 일어난 일과 미친듯한 그녀의 비명소리, “저 사람”에 있다. 그러나 이는 주체와 대상의 전환보다 더 중요한, 이 영화의 반전을 몰고 온다. 발작적으로 들려오는 부우홍의 “저 사람”이라는 비명은 성호와 관객이 동시에 맞닥뜨리게 되는 섬뜩한 인식, 소름 끼치고 아이러니한 이 영화의 마지막을 가능하게 하는 소리이다.
영화의 순간순간, 나홍진 감독의 장•단편 영화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언젠가 만나게 될 김연조 감독의 장편에서도 이러한 호흡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권은혜, 영화연구자)
감독정보

김연조

KIM Yun-jo

스탭
  • 연출김연조
  • 제작이은우
  • 각본김연조
  • 조연출이은우
  • 촬영조연수
  • 편집김우석
  • 미술김지완
  • 음악손종채
  • 믹싱마제 사운드
  • 조명손창영
  • 출연 윤종구, 강승현

저 사람

Him

  • 4만번의 구타 1
  • 김연조 / KIM Yun-jo
  • 2017
  • DCP / color
  • 20min 7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