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가을이 왔다

The Autumn Then Comes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2
  • 최정호 / CHOE Jeong-ho
  • 2015
  • HD / Color
  • 32min 48sec
시놉시스
20년 지기 친구인 ‘진웅’과 ‘지선’. 어느 날 지선은 늦은 나이에 군 복무 중인 진웅을 만나기 위해 강원도로 간다. 지선의 예상치 못한 통보에 진웅은 지선을 데리고 무작정 동해로 향한다. 그 동안 숨겨왔던 속내를 털어놓는 두 사람. 진웅은 지선에게 뒤늦게 진심을 고백하지만 지선은 이를 오해한다. 진웅은 너무 늦었음을 깨닫는다.
연출의도
어떤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모호했던 감정이 문득 명백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데 종종 이 순간은 그 대상과 멀어진 후에, 시간이 흐른 뒤에 찾아오기도 한다. ""그때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때 그렇게 행동했어야 했는데…"" 모호한 감정을 바탕으로 한 어떤 작은 선택은 훗날 큰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남녀가 있다. 친구라기엔 너무 친밀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연인은 될 수 없었던 사이. 서로 마음 깊이 아끼는 게 분명하지만,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기는 두려운 사이. 너무 가까이 있어 그 소중함을 미처 모르는 사이. 그리고 애매하게 지속되던 그 관계에 어떻게든 다른 결말을 지어야 하는 때가 온다. 바로 결혼이다. 여자는 결혼을 선언하지만, 남자는 군대에 있기에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수 없다. 이런 관계는 우리 주변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꽤 자주 만날 수 있으니, 분명 신선한 소재거리는 아닌 셈이다. 그렇지만 <그리고 가을이 왔다>는 친숙함을 무기로 삼아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섬세한 감정을 잘 표현한 안정적인 연출과 주인공 남녀 배우의 매력적인 연기 덕분이다. 영화의 첫 장면, 양구로 향하는 버스티켓을 가지고 종이접기를 하는 여자의 모습에서 망설임과 초조함이 읽힌다. 다음 장면이 되면, 여자가 친구라는 견고한 가면 뒤로 그 망설임을 숨겨버린 것을 보게 된다. 남자도 다를 게 없어서, 그것이 곧 그들 관계의 일상적인 모습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남자의 이별 소식과 여자의 결혼 선언은 서로에게 충격을 준다. 남자의 어머니의 죽음을 비롯하여 둘 사이에 있었던 중요한 순간들, 그 과거 기억의 파편들이 더해져 그들의 가면에 균열을 일으킨다. 진지해지려는 때마다 외부에서 방해를 하는 통에 그 순간이 지연되지만, 결국 균열은 피할 수 없다. 결혼과 군대라는 조건이 절박함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제 남자는 여자를 붙잡고 싶어졌다. 하지만 되돌리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둘 사이에는 처음부터 감정의 불균형이 있었고, 여자는 지속적인 상처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아마 여자가 임신을 하지 않았더라도 둘 사이는 되돌릴 수 없었을 것이다. 후회, 회한… 그리고 쓸쓸한 가을이 다가온다.
박영석 (미쟝센 단편영화제 프로그램위원)
감독정보

최정호

CHOE Jeong-ho

jongihak2014@naver.com

2012 <핀처의 아이들>
2012 전주국제영화제
스탭
  • 제작강태우
  • 시나리오최정호
  • 조감독안도영
  • 촬영강시형
  • 조명강시형
  • 편집최정호
  • 미술감독김나연
  • 녹음김지민
  • 믹싱장준구
  • 출연배유람, 박예영, 이택근, 이광우

그리고 가을이 왔다

The Autumn Then Comes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2
  • 최정호 / CHOE Jeong-ho
  • 2015
  • HD / Color
  • 32min 48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