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글라스 그릇

Cut Glass Bowl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3
  • 임연정 / LIM Yeon-jung
  • 2014
  • HD / Color
  • 19min 41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각기 다른 시대를 산 세 여성이 컷 글라스 그릇과 함께 겪는 하루에 대한 이야기.
연출의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엄마 병문안을 온 딸은 예전에 깨졌던 컷 글라스 그릇을 사온다. 그릇을 본 엄마는 가만히 옛 추억을 풀어놓는다. 11살에 기생이 된 외할머니는 기생이 되기 전 마음에 품었던 소년에게 그릇을 받았다. 그 순간 그릇은 물건이 아니라 외할머니가 묻어둔 풋사랑, 순수하고 애잔한 마음이 된다. 곧이어 외할머니는 엄마에게 그릇을 물려주지만 그것은 엄마에겐 그저 그릇일 뿐이었다. 엄마에게 컷클라스 그릇이 의미 있게 다가온 건 이별 후 다방에서 똑같은 디자인의 그릇을 마주하고 난 뒤다. 그렇게 그릇은 각자의 추억이 되고 추억은 서로를 잇는 연결고리가 된다.
<컷글라스 그릇>은 각기 다른 시대를 산 세 여성이 컷 글라스 그릇을 두고 공유했던 어떤 기억을 통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실 그릇과의 인연이라기보다는 그릇에 얽힌 각기 다른 추억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외할머니에게 컷글라스 그릇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사랑에 대한 추억이고, 엄마에게 컷글라스 그릇은 이별의 씁쓸한 기억이다. 둘의 기억은 각자의 추억이지만 엄마는 컷글라스 그릇에 얽힌 경험을 통해 외면했던 외할머니와 교감을 이룬다. 영화는 여기에 물건과 연관된 보편타당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물건을 둘러싼 경험은 서로의 앙금을 녹이는 단초가 된다. 엄마와의 기억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을 깨달은 순간 비로소 딸은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세월은 무정하다. 어떤 구슬픈 사연도 상관없다는 듯 무심하게 덮어 지워버린다. 그래도 우리는 삶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들을 발견하고 이어나간다. 시간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흐르는 건 어쩌면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단 걸 알려주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컷글라스 그릇>은 기억과 체험이 우리를 연결시키는 방식을 새삼 일깨운다. 사실 이 영화에서 그릇을 둘러싼 외할머니, 엄마, 딸의 연결은 다소 헐겁다. 직접적인 연결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믿는 그 마음만은 십분 동감이 간다. 특히 안정된 촬영과 아기자기 예쁜 화면들이 추억의 따스함을 눈앞에서 체감케 한다.
송경원 (영화평론가)
감독정보

임연정

LIM Yeon-jung

afilmmaker@hanmail.net

2012 <화분>
2008
스탭
  • 제작배준현
  • 조감독김혜경
  • 촬영김기준
  • 편집황이슬
  • 음악유희천
  • 믹싱류기화
  • 제작부신현탁
  • 출연노수산나, 서다인, 권남희, 한슬기, 정아미, 고서희, 홍은진, 박연주, 이호진, 허정도

컷글라스 그릇

Cut Glass Bowl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3
  • 임연정 / LIM Yeon-jung
  • 2014
  • HD / Color
  • 19min 41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