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그리고 아빠

Father, and Father

  • 비정성시 1
  • 지영애 / JI Young-ae
  • 2015
  • HD / Color
  • 22min 43sec
시놉시스
세 살이 되던 해에 집을 나간 아버지를 향한 원망과 분노가 가득한 감독은 20여 년이 지난 이후 어머니의 남자친구를 만난다. 감독은 처음으로 아버지란 존재에 대하여 고민하게 되고, 새아버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친아버지와의 관계회복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화해를 위해 친아버지를 찾아 나섰던 감독은 괴물 같은 아버지와의 화해를 거부하고 새아버지와의 관계도 진척이 없어 보인다. 상처받은 감독에게 다가오는 새아버지의 노력으로 감독은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친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연출의도
오늘날 사회에는 재혼이 만연하지만 당사자에겐 아직도 낯설고 조심스럽다. 평생을 홀로 살다 재혼을 준비하면서 이런저런 고민이 많은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재혼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아버지라는 ´존재´를 처음 인식한 감독은, 새아버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친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시켜야 함을 깨닫지만, 그를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고 분노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아이러니하게도 감독 본인에게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버지를 비난하고 질책하기 이전에 그 상황을 이해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통해, 사람에 대한 진정한 이해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기록의 대상을 자신의 삶으로 설정한 다큐멘터리가 있다. 우리는 이를 자전적 다큐멘터리라 부른다. 자전적 다큐멘터리는 감독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에 그 자체로 자기 성찰의 가능성을 갖는데, <아빠, 그리고 아빠>는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그 성찰의 과정이 잘 드러나도록 구성된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우리 엄마가 결혼을 한다”는 감독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엄마가 결혼을 한다니, 아빠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화는 엄마와 결혼하는 아저씨를 간단히 소개한 후, 곧 아빠에 대해 집중한다. 아빠는 감독이 어렸을 때 가족을 떠났다. 성인이 된 지금, 감독은 자신이 그런 아빠를 가족이라고 여기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고 아빠를 카메라에 담기로 결심한다. 감독은 남동생과 엄마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아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빠를 가족으로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을 한다. 그리고 아빠에게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인터뷰 중 감독은 감정을 폭발하며 아빠를 향한 원망을 퍼붓는다.
내레이터로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긴 했지만 인터뷰어이자 관찰자로서 일정 수준의 객관성을 유지해 왔던 감독은, 이 순간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관찰자로서의 객관성을 벗어던진다. 그 이후로 목소리로만 존재했던 감독은 주인공으로 화면에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감정의 폭발이 이 다큐멘터리를 다소 멜로드라마적인 분위기로 이끌지만 그 과정은 필연적으로 보인다. 감독이 가식 없이 스스로를 기록의 대상으로 위치시키는 순간, 자전적 다큐멘터리는 진정한 객관성을 갖게 되고 주인공의 자기 성찰 과정은 더 큰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자전적 다큐멘터리는 자기 성찰은 물론 그 과정을 통해 제작 주체가 기존의 상태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보는 관객은 또 다른 층위에서 자기를 성찰한다. 영화의 말미를 장식하는 감독이자 주인공인 인물의 내레이션은 이 다큐멘터리가 바로 그것을 실현하고 있음을 입증해준다.
성진수 (영화평론가)
감독정보

지영애

JI Young-ae

youngae32@naver.com

스탭
  • 제작지영애
  • 시나리오지영애
  • 촬영지영애
  • 편집지영애

아빠, 그리고 아빠

Father, and Father

  • 비정성시 1
  • 지영애 / JI Young-ae
  • 2015
  • HD / Color
  • 22min 43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