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

Girl at the door

  • 4만번의 구타 2
  • 송주성 / SONG Joo-sung
  • 2017
  • DCP / Color
  • 11min 38sec
시놉시스
술만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아빠와 함께 사는 혜리. 현실에 순응하는 것처럼 보이는 엄마와 남동생과는 달리 혜리는 체육관 코치에게 암바 기술을 배워 이 상황을 역전시키려고 한다.
연출의도
가정폭력에 있어선 모두가 피해자다. 이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상영 및 수상
World Primiere
리뷰
매일 술에 취해 있는 아버지. 가족들에게 그의 폭언과 폭력은 언제나 회피하고 싶은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혜리만은 어딘가 다르다. 그녀는 집의 현관문 앞에 서서 무릎과 팔꿈치에 아대를 착용하며, 혹시라도 발발하게 될지도 모를 ‘아버지와의 전투’를 대비한 후에야 집으로 들어선다. 그러나 혜리가 현관문을 열고 아버지라는 이름의 압제적 권위로 가득 찬 세계의 주인(아버지)과 대면하는 순간, 그녀의 각오와 용기는 단번에 휘발되어 버린다. 그리고 혜리를 보자마자 폭주해버린 아버지. 혜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유일한 안식처인 자신의 방으로 피신하는 것 뿐이다. 쓰라린 실패의 순간, 혜리는 문 너머 아버지를 향해 격투기 파이팅 자세를 잡으며 다음을 기약한다.
<혜리>는 가부장제의 부정적인 양태의 현신(現身)으로서 아버지, 즉 가정의 평화와 안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존재로서 아버지의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다. 오프 스크린에 위치할 때마저도 아버지의 이미지는 마치 집 안 모든 공간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처럼 지각된다. 이 공포스러운 형국 속에서 혜리와 남동생을 지켜주는 것은 아버지와의 분리를 보장하는 ‘문’이다. 공간의 안과 밖을 이어주기도 하고, 단절시키기도 하는 문은 아버지의 세계와 그 속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혜리의 세계를 분할하는 경계로써 작동한다. 광각의 렌즈를 통해 재현된 혜리의 방이 갖는 공간성은 혜리가 처한 상황과 그로부터 말미암은 심리의 변화와 절묘하게 맞물리며, 혜리와 동일시할 수 있는 몰입의 계기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는 혜리가 다시 저 ‘문’을 열고 나아가지 않는다면, 불확실한 미래일지언정 어떤 변화도 보장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다시 찾아온 밤,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의 고성과 폭력 그리고 어머니의 목소리. 혜리는 다시 방문 앞에 서서 심호흡을 내쉰다. 혜리는 방문을 열고 나아갈 것인가? 아버지로부터 가족과 아버지를 구출해낼 수 있을 것인가? (박준용 미쟝센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감독정보

송주성

SONG Joo-sung

2017 <갈 수 없는 나라>
2015 <세이빙>
스탭
  • 연출송주성
  • 제작총괄유영식
  • 제작이상훈
  • 각본송주성
  • 조연출배경헌
  • 촬영정종헌
  • 편집송주성
  • 미술민은겸
  • 음악임민주
  • 믹싱송수덕
  • 무술이주원
  • 분장김민주
  • 출연임은조, 강정웅, 김민상, 김주령, 박희건

혜리

Girl at the door

  • 4만번의 구타 2
  • 송주성 / SONG Joo-sung
  • 2017
  • DCP / Color
  • 11min 38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