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

go ham

  • 식스 센스 1
  • 김정우 / KIM Jeong-woo
  • 2016
  • HD / B&W/Color
  • 9min 29sec
시놉시스
복수를 위해 춤을 춘다.
연출의도
고(돌아볼고)
함(입에넣고씹지않을함)
어쩌면 우리야말로 반인륜적 사건에 대해 지금껏 방관하지 않았을까.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한 여인이 눈을 감고 폐가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그 건물 안에는 한 남성이 무희를 펼치면서 좀처럼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이야기와 분위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 실험적인 오프닝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폐허가 된 역사적 장소 앞에서 한 여인이 눈을 감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영화에는 네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분가루를 두텁게 발라 창백해진 얼굴과 선명하게 그어진 눈썹 화장에서 비장미가 감돈다. 이 여성들이 입고 있는 소박한 한복 의상과 영화 중간에 등장하는 군화와 총기로부터 군국주의 분위기를 감지해볼 수 있다. 게다가, 이 네 명의 여성이 엔카에 맞추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관객들을 상대로 공연을 펼친다는 사실로부터 이 영화가 일제 식민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단순 도식을 허물고 역사의 방관자라는 새로운 주체를 등장시킨다. 공연이 절정에 달할수록 보이지 않는 관객들의 박수갈채 소리도 높아져 간다. 바로 그 순간 네 명의 여성 중 누군가가 쏜 총에 의해서 현장의 뜨거운 공기가 급속하게 냉각된다. 하지만 이것이 통쾌한 복수극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이 복수극에 가담한 단 한 명의 여성의 머뭇거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손은 떨렸고, 그녀의 눈은 지그시 감겨 있었다. 그녀는 분명 역사의 방관자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영화는 이 방관자에 대한 도덕적 판단 대신에 역사를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방관자란 현대사의 오욕을 파헤치지 않고 애써 묵인하거나 그러한 역사의 진실을 증언할 기회마저도 스스로 포기한 무기력한 자들을 가리킨다. 때문에, 이 영화는 역사의 비극이 또다시 비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역사를 파헤치는 실천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도훈(영화연구자)
감독정보

김정우

KIM Jeong-woo

geemfilm@gmail.com

스탭
  • 프로듀서손정하
  • 시나리오김정우
  • 조감독
  • 촬영윤인천
  • 편집김정우
  • 미술감독강소랑
  • 음악김승호
  • 녹음이완희
  • 믹싱김승호
  • 스크립터김한
  • 스토리보드손정하
  • 출연김지나, 조채윤, 이지원, 은나영, 변우진

고함

go ham

  • 식스 센스 1
  • 김정우 / KIM Jeong-woo
  • 2016
  • HD / B&W/Color
  • 9min 29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