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

JANG

  • 비정성시 4
  • 황승윤 / HWANG Seung-yoon
  • 2016
  • HD / Color
  • 10min 29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오늘도 노숙자 ‘장’은 낙원상가를 배회한다.
연출의도
누구나 안 좋은 시절은 있는 것...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노숙자는 신자유주의의 부상 이후 새로이 등장한 독특한 빈곤층의 형상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사회를 이루는 인구학적인 표본이나 기준으로 분류할 수 없는 대상이다. 예컨대 채무불이행을 하거나 생계수단을 잃게 되었을 때 그 어떤 집단의 누구라도 노숙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특정한 사회적 권리 바깥의 배제된 자들이다. 물론 이때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배제가 사회적 주체로서 자신을 대표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다. 따라서 배제가 가리키는 것은 사회적인 사실로서 노숙자라는 집단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 ‘불가능’해져버린 문제의 묶음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신자유주의 사회는 그와 같은 불가능성을 해결하기 위해 노숙자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자원과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자기계발을 독려한다. 황승윤의 <낙원>은 그처럼 부랑하는 한 노숙자로부터 자신의 삶에 동기를 부여하는 한 순간을 담고 있다. 그는 동냥하여 얻은 동전 몇 푼으로 막걸리를 마시고 길거리에 버려진 음식을 먹는다.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는 한 연주자를 보고 동전을 쥐어주려다 오해를 받은 그는, 이후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망가진 기타를 잡고 줄을 당겨본다. 그 기타소리는 길을 배회하는 고양이들에게도, 또 그와 동일한 처지인 자신에게도 스스로 작은 위로와 희망을 주며 그곳을 ‘낙원’으로 만든다. 그렇다면 이로써 노숙자는 배제된 자로서 세계의 모순을 담지하기는커녕 사회 ‘안’에서 자기계발하는 주체가 되어버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연주자에게 오해받음으로써 자신의 호의를 인정받지 못한 한 노숙자가 망가진 기타를 연주하며 모종의 위안을 받는 다소 따뜻한 정서의 이 영화는 역설적으로 배제의 위상을 지닌 노숙자라는 존재를 베푸는 주체로, 또 자기계발하는 주체로서 제도화시키는 오늘날 세계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이민호(영화연구자)
감독정보

황승윤

HWANG Seung-yoon

shoongtang@gmail.com

스탭
  • 제작유영식
  • 시나리오황승윤
  • 촬영최기윤
  • 편집황승윤
  • 출연장준휘

낙원

JANG

  • 비정성시 4
  • 황승윤 / HWANG Seung-yoon
  • 2016
  • HD / Color
  • 10min 29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