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와 나

Lie

  • 희극지왕 2
  • 김태구 / KIM Tae-goo
  • 2014
  • HD / Color
  • 25min 8sec
시놉시스
실직한 용접 기술자 ‘용훈’은 장모 ‘희숙’의 의도치 않은 거짓말로 인해, 졸지에 자동차 대기업에 다니는 사위로 소문난다. 그러던 어느 날, 장모 희숙과 동네를 지나가던 중, 부녀회장의 자동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아 멈춰 선 것을 보게 된다. 용훈을 만난 부녀회장은 잘 됐다 싶어 용훈에게 자동차를 고쳐달라며 간곡한 부탁을 하게 되고, 용훈은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자동차를 수리하기 시작한다.
연출의도
그래도… 괜찮다. 잘 될 것이다.
상영 및 수상
2015 OBS 경인방송 방영
리뷰
어째 괜찮다고 말하는 게 용훈의 버릇이다. 다니던 공장은 부도가 났고, 만삭의 아내는 출산을 앞두고 있고, 재취업 면접 결과는 좋지 않음에도 일단은 웃고 본다. 그렇게 홀로 슬픔을 삼키는 일도 반복하면, 다들 정말 괜찮은 줄 안다. 썩어 문드러지는 그의 속마음을 누가 헤아려줄 리 만무하다.
영훈으로 말할 것 같으면 순발력이 좋고 임기응변에 능하다. 우선 영화는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역설적인 상황 속에 영훈을 내던진다. 표피적으로 보면 그는 실업에 당면한 30대 초반으로 아직 신혼생활을 벗지 못한 채 풋내를 풍기고 있다. 한편, 심층적으로 그는 가정과 사회 모든 곳으로부터 스스로의 위치를 상실한 채 정서적인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일상적이지만 우연한 사건들이 악순환의 연쇄를 이루면서 그의 위기감은 고조되기 시작한다. 평일 대낮에 예고 없이 찾아온 장모와 장모의 친구는 그에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버거움을 안겨주고, 급기야 대기업 자동차 회사에 재직 중이라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가혹하게도 매 순간이 영훈을 시험에 들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사건과 상황은 단순하지만 그것을 이끌어가는 캐릭터의 힘에 따라 이야기가 복잡하게 전개될 것임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영훈이 신용카드를 선뜻 내미는 아내에게 괜찮다고 말해 놓고서도 막상 현금 인출기 앞에서 전전긍긍하거나, 장모의 친구에게 자동차를 고칠 수 있다고 허언해 놓고서는 얼굴에 검댕이 덕지덕지 묻을 즈음 신세 한탄하는 모습이 그러하다. 광대가 두터운 화장으로 비애를 감추듯 영훈은 긍정과 웃음을 무기로 부정과 슬픔을 감춘다. 따라서 이 영화의 미덕은 모멸감으로 가득한 사회적 상황을 직시하면서 그것을 수동적으로 감내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소외로 점철되는 현 사회 전반의 위기를 가족이라는 특정한 관계의 회복을 통해서 극복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슬픔은 독백 속에서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는 위로가 깃든 우화가 된다. 즉, <장모와 나>는 현실에 뿌리를 둔 동화 같은 희극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영화이다.
이도훈 (영화연구자)
감독정보

김태구

KIM Tae-goo

rlaxorn23458@naver.com

2012 <퇴원>
2012 <선물>
스탭
  • 제작김태구
  • 시나리오김태구
  • 조감독김소연
  • 촬영윤인천
  • 조명정익중
  • 편집손진우
  • 미술감독박지혜
  • 음악신라별
  • 녹음이요셉
  • 믹싱이요셉

장모와 나

Lie

  • 희극지왕 2
  • 김태구 / KIM Tae-goo
  • 2014
  • HD / Color
  • 25min 8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