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신세기 낭만시대

NEON GENESIS AGE OF ROMANTICISM

4만번의 구타 2
주장 / JU Jang
2013
HD / Color
33min 46sec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이등병 재무는 군대 간 사이에 자신의 애인 유이가 마법사 경진과 바람이 나자, 복수를 위해서 의문의 초능력자 장군에게 자신의 감정을 팔고 초능력을 얻어 마법사 경진과 대결을 펼친다.
A private, Jae-moo finds out that his girlfriend, You-yi cheated on him with a magician. To get his revenge, he trades his emotions for a supernatural power with a mysterious general and begins a duel with the magician.

연출의도

서브컬쳐 특유의 즐거움과 장르적 특징을 뒤틀어 보고 싶었습니다. 남의 의견에 쉽게 현혹되어 감정을 팔고 초인이 되어도 기껏해야 치정 싸움 같은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주인공을 유치하게 비유하여, 이와 같은 지금의 (저와 같은) 우리 젊은 세대들을 꼬집고 싶었습니다. 승자는 촌극의 생존자에 불과하니까요.
I aimed to give a twist to the distinct edginess and genre-related feature of subculture. I thought that the young generation like myself needs a wake-up call by realizing how tedious it is to fight over a love affair as if it was the matter of life and death. A winner in this fight is a mere survival of a skit.

상영 및 수상

2013 서울세계단편영화제 장려상, 기술상

리뷰

진실로 강 같은 잉여력의 영화다. 예쁜 여자를 차지한 미남 마법사를 감정팔이 루저가 싸워 이긴다는 승리의 코미디이자 나홀로 낭만을 주장하는 뼛속까지 멜로영화기도 하다. CG에서는 <우뢰매>를 보는 듯 고전미를 갖췄다. 서사에서는 어디로 튈지 예측이 안 될 정도로 창조적 전개를 보인다. 내레이션을 따르자면 이 영화는 ‘장대하고 찌질’한 영화다.
교정기 낀 이등병 재무(이용봉)는 바람난 여친 유이를 되찾고 싶다. 그녀의 새 연인은 참으로 얄밉게 깐족대는 성격의 해리포터 안경 쓴 경진(석일우)이다. 일반인 그것도 고작 이등병인 재무는 마법사 경진에게 당해낼 도리가 없다. 경진은 지팡이로 싸우지만 때론 삽질도 참 잘 한다. 마침 재무는 유이에게 실연당한 후 경진에게 호되게 당해 감정을 잃어버린 미스터리한 사나이 장군을 만나게 된다. 장군에게 자신의 감정을 팔아 초능력자가 된 재무는 마법사와 처절하고 무모한 결투를 벌여 나간다.
깨알같이 박혀있는 판타지 영화의 질 떨어진 오마쥬와 사회 풍자 메시지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냥 웃고 보자는 것이니까 웃고 보다가도 문득 서늘해 진다. 마법사와 싸울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해 주인공은 자신의 감정을 장군에게 팔게 되는데,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 같은 장군의 방에는 삼성의 로고와 이력서가 가득하다. 취업과 미래를 위해 모든 감정을 저당 잡힌 청춘들을 수준 낮게 비유하는가 싶긴 한데, 이 수준의 수위야말로 이 영화의 뻔뻔하고도 감질나는 매력이기도 하다. 영화의 스케일은 사뭇 우주적이며 불필요한 대사와 액션도 참 많다. 유치함과 오글거림이 곳곳에 차고 넘친다. 진정 모든 것이 과잉이지만, 솟구치는 에너지는 엄청나다. <신세기 낭만시대>는 장르영화의 무한 상상력을 경험할 수 있는 뻔뻔한 오버액션 영화다.
송효정 (영화평론가)

감독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