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역류

OUTRAGE

  • 4만번의 구타 2
  • 박신우 / PARK Sin-woo
  • 2016
  • HD / Color
  • 22min 40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초보운전 아내의 도로연수 중 괴한에게 보복운전을 당한 남자. 그의 분노가 역류한다.
연출의도
당신 미쳤어?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준서 아빠는 준서 엄마의 자동차 운전 연수를 돕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그는 아내가 운전에 앞서 장갑은 착용하지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출발한다거나 급제동과 급출발을 반복하는 등 운전미숙으로 대표되는 상황들의 반복이 달갑지 않다. 따분한 연수의 막바지, 준서 엄마는 유턴을 시도하려 한다. 하지만 뒤차들의 경적소리와 반대편 차선을 빠른 속도로 주파하는 차들에 그녀는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런 그녀를 향한 남편의 끝없는 비아냥거림은 그녀를 발끈하게 만들고, 그들이 탄 차량은 다소 과격하게 반대편 차선으로 진입한다. 그러나 그녀의 의지와 달리, 차량은 매끄럽게 유턴하지 못하고 길 한 가운데에 세로로 서버린다. 다시 한 번 남편의 타박이 이어지고, 우여곡절 끝에 부부의 차량은 그 자리를 떠난다. 하지만 떠나가는 그들의 차량을 바라보는 미지의 남자. 그리고 이 남자의 보복운전이 시작된다. 부부의 자동차는 미지의 남자의 보복운전으로부터 가정을 지켜주는 유일한 방패이자 그에게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또한 자동차 내부가 가족의 질서가 강력하게 작용하는 작은 세계라면, 자동차의 표면은 외부와의 접촉을 직접적으로 매개하는 수단이다. 자동차라는 물체의 안팎을 둘러싼 상징적 질서의 온도 차는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힘으로 작용한다. 자동차 안에서 준서 아빠는 자신의 경제적 결정권과 운전의 능숙을 내세워 준서 엄마를 무시한다. 그러나 이 당당함은 미지의 남자가 자신들의 차량 앞에서 그들을 공격할 때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 미지의 남자의 폭력성은 부부의 작은 세계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이면서도, 사실 준서 아빠가 아무 것도 담고 있지 않은 허울적 권위를 앞세운 허약한 존재임을 폭로하는 것이기도 하다. 부부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 공포는 부부가 주거하던 현실의 이미지를 지워버리며, 그곳을 ‘이전의 그곳’이 아닌 감각해본 적 없는 세계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계기로 이 미지의 남자의 정체가 부부가 맺고 있는 상징적 질서의 망 속에 포섭되자, 즉 부부가 관계하고 있는 세계의 구성원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나자, 분노의 불길은 단숨에 역류해버린다. 자동차 추격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제목인 <분노의 역류>가 영화 시리즈물 <분노의 질주>의 제목을 패러디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단순히 <분노의 질주>의 패러디로 봐서는 곤란하다. 분명 영화 속에는 <분노의 질주>만큼 화려하지는 않은 나름 치열한 자동차 추격씬이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풍부한 코미디의 유희적 힘을 장르적으로 잘 이용하면서도,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언급되는 보복운전, 갑질 논란과 같은 몰상식하고 위험천만한 작태의 심각성에 대한 풍자도 놓치지 않는다.
박준용(영화연구자)
감독정보

박신우

PARK Sin-woo

sinoo02@hotmail.com

2009 <백야행>
2005 <자살소녀시간차공격>
2005 <미성년자관람불가>
2005 미쟝센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2005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최우수연기자상
2004 <금붕어>
2004 부산국제영화제 선재펀드상
스탭
  • 제작이유정
  • 시나리오박신우
  • 조감독홍준원
  • 촬영김동혁
  • 조명김희태
  • 편집배예은
  • 음악임자연
  • 녹음곽기남
  • 믹싱김수현
  • 액션이태영
  • 출연오태경, 박지연, 오창경, 최종현

분노의 역류

OUTRAGE

  • 4만번의 구타 2
  • 박신우 / PARK Sin-woo
  • 2016
  • HD / Color
  • 22min 40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