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

The Fallen House

  • 절대악몽 3
  • 박현근 / PARK Hyun-ken
  • 2013
  • HD / Color
  • 18min 9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정신지체 2급인 정민은 어느 날 자신의 집에 개를 훔치러 온 경호의 트럭에 몰래 올라탄다. 개농장까지 따라 간 정민은 경호의 형 명호에게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하고, 경호가 정민을 구해준다. 경호는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정민의 아버지 웅섭에게 정민을 데려다 주지만, 정민이 웅섭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알아챈다. 석연찮은 마음에 다시 정민의 집으로 찾아간 경호는 정민을 강간하고 있던 웅섭을 발견하고, 때려죽인다. 그러나 정민은 자신을 구해 준 경호를 외면한다.
Jeong-min, who has a 2nd degree mental disability, jumps on the back of Kyeong-ho’s truck when Kyeong-ho sneaks in Jeong-min’s house to steal a dog. When they get to a dog farm, Myeong-ho, Kyeong-ho’s big brother, attempts to rape Jeong-min, but Kyeong-ho catches it and saves her. He takes her to a police office where Jeong-min’s father, Woong-seob, stations. But then, he realizes that Jeong-min feels nervous when Woong-seob is around. With a troubled mind, Kyeong-ho drops by Jeong-min’s place again and finds Woong-seob raping his daughter. He jumps in and beats him off to death, but Jeong-min shows him a cold shoulder.
연출의도
세상에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우린 그 사실을 알면서도 무시하고 산다.
Everyone suffers. And we all know it. It is just that we turn a blind eye.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정신지체 장애인인 정민은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경찰인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마당에 나가 백구와 함께 놀거나 방 안의 TV를 통해 세상을 훔쳐보는 것뿐이다. 어느 날 자신의 집에 개를 훔치러 온 개장수 경호가 백구를 끌고 가는 것을 본 정민은 무심코 경호의 트럭에 올라타게 되고, 경호의 집으로 가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경호는 정민을 다시 집에 데려다주지만 정민을 대하는 아버지의 이상한 태도를 눈치 챈다. 결국 경호는 그녀의 아버지를 때려죽이게 된다.
인면수심 아버지의 정신지체 자녀를 대상으로 한 성폭행과 같은 친족 간 성적학대는 사회면을 심심찮게 채우는 사회적 사건으로 비화된 지 오래다. 더 이상 미디어를 통해 먼 곳에서 발생하는 사건으로서 접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주변에서도 종종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무심하게 흘러가는 평화로워 보이는 세상 귀퉁이에 절망을 맛보고 사는 사람들도 있음을 알리기 위해 세상과 소외된 두 남녀 - 경호는 형으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정민은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다 - 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지켜본다.
하지만 서로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것으로 보였던 두 남녀가 계급적으로 연대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경호가 정민을 경찰서에 데려다 주며 “이 여자 때문에 쓴 돈이 있어 부모님을 만나고 싶다”라고 말하는 순간 자본이라는 교환가치를 전제조건으로 삼는 계급 사이의 적대, 즉 수직적 차원의 계급 갈등이 아닌 수평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동일 계급 간의 보이지 않는 적대가 돌출되는 것이다.
결국 자신만의 낙원인 ‘집’이라는 공간에서 찬거리를 챙겨 혼자만의 식사를 하는 정민을 보여주는 후반부 장면은 결코 동일한 계급 내 타자와도 연대하지 못하는 (혹은 연대하지 않는) 개별적 주체를 표상한다. 여전히 TV를 통해 세상을 접하는 그녀의 뒷모습은 일면 당당해 보이기는 하나, 외로워 보이기도 한다. TV를 보던 그녀가 환한 빛이 쏟아지는 문 바깥으로 나가는 마지막 장면은 그녀가 낙원으로부터 나가는 것인지 혹은 새로운 낙원으로 나가는 것인지 모호하지만 그녀의 발걸음에 왠지 모를 설렘이 담겨져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박진희 (영화칼럼니스트)
감독정보

박현근

PARK Hyun-ken

Elminster21c@nate.com

한동대학교 언론정보문화학부 재학
2011 <노미호와 김준희>
2011 <환승입니다>
2011 <늘 처음처럼>
스탭
  • 제작박현근
  • 시나리오박현근
  • 조감독조수민
  • 촬영방형석
  • 조명윤홍민
  • 편집박채연, 박현근
  • 녹음매튜 마
  • 출연박선미, 김진만, 허성태, 홍석연, 남광록, 신재원, 조경천

낙원

The Fallen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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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악몽 3
  • 박현근 / PARK Hyun-ken
  • 2013
  • HD / Color
  • 18min 9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