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바람이 지나는 길

the path of wind

절대악몽 2
김주임 / KIM Ju-im
2013
HD / Color
15min 20sec

시놉시스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던 평범한 듀오백 의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무실을 탈출한다. 그러나 막상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채 낯선 이에 이끌려 숲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An ordinary office chair, Duo-back, takes an escape from the office. However, it does not have any clue where to be heading, and someone drags it to a strange forest.

연출의도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니 가슴속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존재의 목적을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또한, 내가 지쳐 있었을 때 위로가 되고 즐거움을 주었던 음악들처럼, 이 애니메이션을 만나게 되는 모든 감상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연주해 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Our primary purpose of life is the pursuit of happiness. Therefore, let’s all listen to what our inner voice says and have courage to venture. Also, like the music that comforted me and amused me while I was down, I hope my work can do the same to the audience with the music called dream and hope.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어디에서 왔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못한다. 다만, 모서리 .......
‘빅 브러더’를 연상시키는 벌겋게 충혈된 눈이 감시하는 방안에서 듀오백 의자들이 나란히 앉아 일률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블루스크린으로 오류를 일으킨 컴퓨터처럼 듀오백 의자는 일탈을 꿈꾸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족쇄 같은 나사를 풀어버린 채 사무실을 탈출한다.
듀오백 의자가 도착한 숲, 누군가를 만나고 어딘가로 향하게 되는 그는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된다. 과연 그가 그 곳에서 겪으며 성장하게 되는 그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현대 사회에서 마치 하나의 부품처럼 일만 하는 인간. 그는 의인화된 듀오백 의자로 묘사된다. 어느 샌가 사회 속 부품의 하나로 전락한 인간들의 마치 개미의 상체를 지닌 듀오백 의자로 둔갑시킨 놓은 탁월함이 돋보인다.
그가 떨치고 나와 찾아간 숲 속은 그리 만만찮다. 믿음이 가는 이에게 배반당하고, 그렇지 않은 이로부터 의외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음악과 춤으로 신비롭고 흥겨운 세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힘들고 고된 숲속의 여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가 지금 글을 쓰며 앉아있는 듀오백 의자가 벌떡 일어나 내손을 잡고 미지의 숲으로 달려가자면 어쩌지? 인생은 그렇게 녹록치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듀오백이 내 손을 이끈다면 나도 그와 함께 인생의 새로운 숲 속으로 달려가 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단순히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작품이 아니다. 그림과 음악이 어우러진 종반부에 다다르면 어디로 가야할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알게 될 것이다. 소중한 꿈과 희망을 잊지 말고 세상의 한 몫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극장을 떠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감독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