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The Silence of Eun-hye

  • 비정성시 2
  • 박매화 / PARK Mae-hwa
  • 2015
  • HD / Color
  • 13min 55sec
시놉시스
장애인 엄마를 둔 사춘기 중학생 ‘은혜’는 주변의 동정 어린 시선과 가식적인 친절이 싫다. 그보다 더 싫은 것은 그 가식적인 친절 앞에서 웃고 있는 엄마다.
연출의도
주위의 사랑과 관심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은혜(최지원)는 여중생이다. 홀어머니는 청각장애자이자 꼽추다. 아마도 정신연령도 평균 성인에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은혜는 늘 이어폰으로 두 귀를 막아두고 산다. 세상 살기 피곤한 은혜는 꽤나 말수가 적다. 폐지를 주워 파는 그녀들의 생계는 종교단체의 후원이 있어 겨우 연명 가능하다. 가끔씩 들러 도와주는 목사님과 전도사님은 겉으론 멀쑥해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음흉스럽다. 은혜는 엄마가 밉다. 순진하게 종교인을 환대하는 것도 싫고,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며 속절없이 웃는 것도 싫다. 자신이 이용당하는지도 모르는, 자신의 불행 대한 성찰이 없는 엄마가 참으로 안쓰럽기에 미운 거다.
우리는 은혜의 과거를 모른다. 그녀와 엄마가 겪었을 험한 세월, 상처, 심리적이고 성적인 폭력의 트라우마는 막연하게 삽입된 장면들로만 추측될 뿐이다. 그보다 영화는 은혜의 시선을 빌어 위선자들을 차갑게 바라보는 데 집중한다. 종교인들은 진정으로 낮은 곳에 임하여 사회적 약자와 동등한 시선으로 그들과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위해 짐짓 봉사하는 척 하면서 그들을 멸시하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미시적이며 은근한 이 폭력에 맞서 은혜는 고요히 이들에게 복수하기로 한다.
<은혜>는 신산한 세상을 살아가는 한 고요한 소녀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다. 과묵한 그녀는 세상 사람들의 소음이 피곤하고 허울뿐인 호의가 가증스럽다. 엄마가 홍보사진 속에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갈등을 위한 설정에 다소 작위적인 면이 있지만 당차고도 악에 받힌 소녀 은혜의 강렬한 캐릭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송효정 (영화평론가)
감독정보

박매화

PARK Mae-hwa

zimani486@naver.com

2007 <북두칠성>
2008 웰컴 투 마이 필름 페스티발
2007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단편경선 경쟁부문
2007 부산 대학영화제
스탭
  • 촬영이우현
  • 조명윤방수
  • 편집이강석
  • 미술감독조유진, 유수연
  • 음악오수진
  • 녹음장상열
  • 믹싱김소영
  • 출연최지원, 하승원, 임태진, 김건

은혜

The Silence of Eun-hye

  • 비정성시 2
  • 박매화 / PARK Mae-hwa
  • 2015
  • HD / Color
  • 13min 55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