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Unnamed Woman

  • 비정성시 4
  • 김석영 / KIM Souk-young
  • 2015
  • HD / Color
  • 23min 58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성 매매를 하며 살아가는 박카스 할머니 ‘화자’(65).
경찰들에게 잡혀갈 위기에 처한 화자를 단골손님인 할아버지 ‘중원’(68)이 구해준다.
그 와중에도 화자는 중원에게 ‘연애’를 하자고 호객하고, 함께 중원의 집으로 간다.
연출의도
한국에서의 가난한 노년은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다. 돈이 없는 노인들은 생존을 위해 몸으로 노동을 하고, 몸이 상하면 고독하게 죽어간다. 고립된 사람들의 교감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이 영화의 제목은 왜 하필 ‘연애’일까? 먼저 이야기를 살펴보자. 동네 할아버지들에게 몸을 파는 할머니 화자는 햄버거 가게에서 몸을 파려다 매장에서 술을 마신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에게 끌려간다. 그녀가 길거리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하는 와중에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중원이 그녀를 그곳에서 빼내준다. 평소 가끔 만났던 사이로 보이는 그들은 애틋한 눈빛을 교환하며 함께 중원의 집으로 향한다. 섹스를 하고 난 후 화자는 몸이 아프고 불편한 중원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겁에 질린 그녀는 이튿날 한 번만 더 와달라는 중원의 부탁을 거절하고 그곳을 떠난다. 하지만 못내 신경이 쓰였는지 다시 중원의 집을 찾는 그녀는 그곳에서 자살기도를 한 채 누워있는 중원을 발견하고 그의 목을 조른다. 그렇다면 대관절 이것이 ‘연애’와는 무슨 상관일까? 연애를 한다는 것은 사랑을 한다는 것이며 그것이 서로가 온전한 합일에 이르는 것이라는 점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정반대로 한 남자를 살해한 여자의 이야기에 ‘연애’라는 제목을 붙여놓았다. 이는 중원이 원했던 자살에 화자가 공감한 것이라기보다 지금껏 그녀에게 알려지지 않는 중원이라는 타자를 그녀가 기꺼이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었을까? 화자에게 중원의 허물어가는 집은 낯설기만 하다. 구멍이 난 하복부에 팩을 연결하여 오줌을 받아내야 하는 그의 늙고 쳐진 몸은 그녀에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그의 거북하고 불편한 요소일 것이다. 물론 이는 노인의 섹스를 보아야 하는 우리에게도 관철되는 부분이다. 더욱이 자살을 원하는 중원의 모습으로부터 화자가 지레 겁을 먹고 내빼는 장면은 그녀에게 알려지지 않는 그의 타자성을 확연히 보여준다. 하지만 결국 그를 죽여야 했을 때, 그녀는 그 타자성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때의 살인이란 서로 하나되는 것이 아닌, 이해할 수 없는 타자를 받아들이면서 그를 죽이지 않을 수 없다고 믿는 윤리적 선택일 될 것이다. 그렇다. 요령부득의 타자를 용인하고 그 관계를 필연화시키는 것. 그것이 연애이고 사랑일 것이다.
이민호(영화연구자)
감독정보

김석영

KIM Souk-young

age504@hanmail.net

2011 <마취>
2012 베를린국제영화제
2012 미쟝센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 관객상
2010 <사로잡힌 여자>
스탭
  • 제작김부철
  • 시나리오김석영
  • 조감독이상훈
  • 제작부정준화
  • 연출부이다민
  • 촬영이진근
  • 조명김민재
  • 편집김현범
  • 미술감독박설영
  • 녹음최형원
  • 믹싱리드사운드
  • 출연박혜진, 문창길, 이영석

연애

Unnamed Woman

  • 비정성시 4
  • 김석영 / KIM Souk-young
  • 2015
  • HD / Color
  • 23min 58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