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음

Weeding

  • 4만번의 구타 1
  • 현조 / KIM Hyun-zo
  • 2015
  • HD / Color
  • 27min 8sec
  •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기음: ‘김매다’ 할 때 잡초 ‘김’의 사투리. 혹은 寄音(이상한 소리). 임신한 ‘마리’는 번듯한 외제차를 몰고 홀로 시골길을 달린다. 부잣집 며느리가 될 꿈을 품고 시댁에 첫인사를 하러 가는 길이다. 하지만 마리는 시골 순경의 길 안내로 인해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되고, 그녀의 뒤를 정체불명의 차가 막아서는데….
연출의도
현재 한국 사회의 결혼, 낙태, 계급, 욕망에 대한 분노.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시나리오의 탄탄함은 물론, 전체적인 만듦새와 완성도 측면에서도 훌륭하며, 중장편으로 확장시켰을 때의 결과물에도 미리 기대를 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가장 특징적이면서 뛰어난 미덕은 농촌의 이미지와 공간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에는 살인으로 이어지는 잔혹한 납치극의 배경이 되는 농촌은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을 잠시 보여주다가도, 곧이어 인적이 드문 외딴 장소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을 자극한다. 자동차 광고를 연상케 하는 오프닝의 익스트림 롱쇼트나 바람에 살랑이는 밀밭을 패닝하는 쇼트는 이상적인 농촌의 이미지를 제공하지만, 여주인공과 토끼 탈을 쓴 괴한(대곤)이 숨바꼭질하듯 쫓고 쫓기는 폐가나 밀밭 한가운데 버려진 (작은 천문대처럼 생긴) 건축물의 내외부 공간은 굉장히 낯설고 음침하고 불길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그 안에서 디테일하게 입체적으로 구축된 캐릭터들, 그리고 캐릭터를 살리는 배우들의 호연이 작품을 완성한다. 당돌하고 당찬 여주인공과 허술한 듯 서투른 듯 느릿느릿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의뭉스러운 납치범들은 매우 대조적이면서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팽팽한 기 싸움으로 긴장감을 이어간다.
<기음>이라는 독특한 제목은 다분히 중의적이다. 먼저, 이상한 소리라는 뜻의 寄音으로 본다면, 기대에 걸맞게 긴장감과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함께 자아내는 여러가지 사운드를 영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태교음악으로도 인기가 많은 드뷔시의 ‘달빛’은 오프닝에서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정서를 이끌어내지만, 슬로우모션 화면과 함께 쓰이면서 폭력적인 극중 상황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기음은 김매다 할 때 잡초를 뜻하는 ‘김’의 사투리이기도 하다. 극 초반, 여주인공을 납치한 토끼 가면을 쓴 괴한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통화를 하며 ‘할배’에게 ‘기음이나 매고 계시라’고 하는 대사가 나온다. 팽팽한 극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세 사람의 대치 장면에서 기음 매는 일이 또 언급되면서,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조심스럽게 유추해보게 된다. 일꾼을 사서 김을 매는 것, 남자를 잘 골라잡아 부잣집 며느리가 되려는 것, 원치 않는 태아를 없애려는 것이 모두 무언가를 골라내고 솎아내는 일이라는 점에서 끔찍하게도 일맥상통하는 것은 아닐까?
원윤경 (영화연구자) <머저리들> | Director 김태동
감독정보

현조

KIM Hyun-zo

genzo6@naver.com

2012 <마포에서 서강까지>
2013 SESIFF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대상
2013 KT&G 대단한 단편영화제
2013 AIFF 아시아나국제영화제
2013 SIFF 서울독립영화제 경쟁
2012 고양스마트 영화제 대상
스탭
  • 제작유영식, 최익환
  • 시나리오현조
  • 조감독임승현
  • 촬영형바우
  • 조명형바우
  • 편집현조
  • 미술감독현조
  • 음악이승준
  • 믹싱이재혁
  • 출연류선영, 정민성, 한승현

기음

Weeding

  • 4만번의 구타 1
  • 현조 / KIM Hyun-zo
  • 2015
  • HD / Color
  • 27min 8sec
  • English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