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누구인가

Who Is It?

5
예고편

희극지왕 2
손기호 / SON Gi-ho
2014
HD / Color
28min 3sec
English Subtitle

시놉시스

연출가 ‘민상’은 “내가 누구인지 내게 말해줄 자 누구인가?”라는 ‘리어왕’의 질문으로 연극을 만들고 싶다. 그는 “자신을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을 진실이라 생각한다. 자신을 알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쓴 희곡작가 ‘지웅’과 자신을 알고 싶은 여배우 ‘태리’ 그리고 조연출 ‘주현’, 이 네 명은 서로를 속이고 배신하다가 결국 한 무대에서 만난다.

연출의도

이 영화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웃긴 질문이다.

상영 및 수상

없음

리뷰

내가 무대 위에서 나 연기한다면 연기하고 있는 그건 나일까?
밖에도 잘 못나가고 낯선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지만 나는 배우다. 내가 쓴 희곡 <내가 누구인지 내게 말해줄자 누구인가?>에는 내가 출연해야만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연출은 내 희곡을 빼앗으려고만 하지 나를 출연시킬 생각이 없고,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이 연극에 태리는 어떡하든 출연하려고 애쓴다. 과연 나는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그렇다면 태리는? 연출과 조연출은 이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을까?
연극이라는 소재로 ‘나’에 대한 존재론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무척이나 연극적으로 보이는 오프닝은 꽤 매력적인데, 특히 약 2분 30여초 동안 진행되는 원테이크의 장면은 작품을 이끄는 네 명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며 관객의 흥미를 끌어 작품 안으로 끌어오기에 적절하다.
연극과 영화 사이에서 공통분모를 찾으려 노력한, 그리고 그것을 최대화 시켜 콜라보레이션을 이룬 작품이라 하겠다. 감독 손기호는 연극계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연출가이자 작지만 자리를 잡은 극단의 대표이다. 그런 그가 영화 연출을 공부하며 작든 이 작품은 그래서 연극적이고, 그가 연출한 무대의 배우들을 스크린에서 또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무대에서 객석을 향해 던졌던 질문을 이번에는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향해 다시 던진다.
“내가 무대 위에서 나 연기한다면 연기하고 있는 그건 나일까?”
이 작품에는 ‘태리’역에 김태리가 출연한다. 박찬욱감독의 신작 <아가씨>에 캐스팅돼 열혈 촬영 중인 바로 그 김태리다. 이 작품을 보는 당신은 박찬욱감독의 <아가씨>에서보다 먼저 김태리의 연기를 스크린에서 확인하는 행운을 거머쥘 것이다.
당신은 이 작품을 통해 태리의 풋풋한 연기를 맛보고, 감독의 존재론적 질문에 대답해줄 수 있길 바래본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감독정보